4월 12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촬영된 C/2025 R3(PanSTARRS) 혜성./Haythem Hamdi/NASA

긴 꼬리를 가진 초록빛 혜성(彗星)이 별들이 가득한 하늘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14일(현지 시각) 혜성 C/2025 R3(PanSTARRS)의 모습을 '오늘의 천체사진'으로 공개했다. 혜성의 초록빛 코마(핵)는 왼쪽 아래에 보이고, 그 뒤로 휘발성 물질이 태양광에 가열되면서 나타난 하늘색 꼬리가 보인다. 이 사진은 지난 12일 미국 로드 아일랜드에서 촬영됐다.

◇태양에 가열된 가스가 긴 꼬리 형성

C/2025 R3은 2025년 9월, 하와이 마우이 섬의 휴화산 할레아칼라 정상 부근에 위치한 판스트라스(PanSTARRS) 망원경에 처음 포착됐다. 판스트라스는 '전천 조사 망원경 및 신속 대응 시스템'이란 뜻의 영문 약자이다.

혜성은 소행성(小行星)과 마찬가지로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작은 천체이지만, 뒤에 휘발성 물질로 이뤄진 꼬리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 태양계에서 가장 최근에 발견된 C/2025 R3 혜성은 지름이 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꼬리를 달고 있다.

혜성의 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얼음 핵에서 시작된다. 핵은 태양광에 의해 가열돼 가스 구름을 방출한다. 전기를 띤 이온 가스는 태양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의 흐름인 태양풍에 의해 밀려나 하늘색으로 빛나는 꼬리를 이룬다. 이온 꼬리가 가늘고 얇은 형태를 띠는 것은 태양풍의 구조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C/2025 R3 혜성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새벽 동이 트기 전 동쪽 하늘에서 가장 잘 볼 수 있으며, 25일 이후에는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혜성은 태양계 내부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밝기가 현저히 증가했다. 혜성은 19일 밤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근일점 통과를 앞두고 더욱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4월 17일 현재 새벽 동쪽 하늘에서 C/2025 R3(PanSTARRS) 혜성을 찾을 수 있는 위치/Anthony Wood, Canva 생성 이미지

◇19일 태양에 가장 가까운 근일점 도달

혜성 관측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관측 결과에 따르면, C/2025 R3은 이미 추정 밝기 +4.7등급에 도달했다. 밝기 등급은 천문학자들이 밤하늘 천체의 밝기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값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천체가 더 밝다는 뜻이다. 현재 등급은 어두운 하늘 아래서 맨눈으로도 희미하게 빛나는 점으로 관측될 수 있을 만큼 밝은 수준이다.

인간의 눈은 인공 조명이 보이지 않는 이상적인 어두운 하늘 조건에서 최대 6.5등급까지 천체를 볼 수 있다. 10×50 쌍안경으로 보면 C/2025 R3의 빛나는 핵도 관찰할 수 있다. 10×50 쌍안경은 10배율(10x)로 확대하며, 50㎜ 크기의 대물렌즈(50)를 탑재한 쌍안경을 의미한다. 7m 밖의 물체를 70m 떨어진 곳에서 보는 것보다 10배 가깝게 보게 해준다.

혜성을 보려면 동쪽 지평선이 잘 보이는 장소를 찾아 일출 90분 전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먼저 동쪽 하늘에 떠오르는 페가수스자리의 밝은 별 네 개가 이루는 대사각형을 찾는다. C/2025 R3 혜성은 이 네 별 중 남쪽의 알게니브에서 5도 위쪽 하늘에 보인다. 이는 팔을 쭉 뻗어 하늘을 가리켰을 때 가운데 손가락 세 개 너비 정도에 해당한다.

C/2025 R3 혜성은 근일점을 통과한 후 남반구 밤하늘로 이동하며, 태양에서 멀어지는 궤적을 따라 물고기자리, 고래자리, 에리다누스자리, 오리온자리를 지나갈 예정이다. 그 후에는 우리 생애 동안 다시는 볼 수 없다.

4월 10일 스위스 시옹에서 촬영된 C/2025 R3(PanSTARRS) 혜성. 왼쪽에 비츠호른 산이 보인다./José Rodrigues/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