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우주항공청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우주항공청(우주청)의 핵심 과제로 '조직 효율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차장 조직과 임무본부로 나뉜 현 체계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 협업 단절과 비효율을 드러낸 만큼, 당초 설립 취지는 살리되 조직을 보다 유기적으로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청장은 8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 3일 취임 후 두 달간 업무를 파악하며 제기된 비판들을 살펴본 결과, 조직 구조와 인력 운영, 컨트롤타워 기능을 둘러싼 문제의식이 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우주항공청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처음 설계한 조직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오 청장은 우주항공청이 연구 수행 기관이 아니라 우주·항공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중앙행정기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무본부 인력 역시 개별 연구보다 정책 결정, 예산 확보, 법률 정비, 관계부처 협의 등 이른바 '연구 행정'을 맡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 청장은 "차장 조직과 임무본부 간 협업이 안 되고 단절돼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원팀으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조직을 어떻게 개편해야 할지 디테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석인 우주항공임무본부장 후임 인선과 관련해서는 "조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정비할지 먼저 정해놓고 가야 그다음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직 개편 방향이 정리되기 전까지 인선도 더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 청장은 다만 대대적인 물갈이식 개편보다는 점진적 조정을 택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조직 개편을 한다고 지금 흔들어 놓으면 그나마 셋업해서 일하려는 조직이 흩어질 우려가 있다"며 "가야 할 방향은 맞지만 천천히, 준비됐을 때 가자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주항공청은 이미 소규모 조정에 착수했다. 최근 프로그램 명칭을 손봤고, 대외 소통 과정에서 중앙행정기관의 직급 체계가 바로 인식될 수 있도록 부문장에는 '국장', 프로그램장에는 '과장' 표기를 병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외부 의견 수렴 절차도 본격화했다. 오 청장은 지난 3월 18일 조직혁신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고, 학계·연구계·산업계 의견을 듣는 회의를 매달 1회가량 열겠다고 밝혔다. 2차 회의는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내부적으로는 구성원이 참여하는 조직문화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할 계획이다. 조직 구조뿐 아니라 근무 환경과 생활 여건까지 함께 손보겠다는 취지다.

오 청장은 사천청사 입지와 생활여건 문제도 조직 안정화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오 청장은 "산업단지 중심의 청사 환경, 서울과 사천을 오가는 장거리 이동, 주말부부 생활 등이 직원들의 피로를 키우고 있다"며 "지방정부와 소통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9년부터 두 차례 발사를 목표로 하는 이른바 '누리호 헤리티지' 사업과 관련해 필요 예산 산정이 거의 마무리됐고, 사업을 서두르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 예산 반영이 이뤄져야 2029년 발사 물량을 업체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2032년까지 누리호를 매년 1회 이상 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용 발사 서비스 시장 진입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연 3~4회 이상 발사하는 체계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위성 수요 발굴과 제작 공정 효율화, 시험 인증 체계, 발사장 운영 능력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