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서울 중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열린 제228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원자력시설 인허가와 안전심사에 활용되는 규정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관련 법령 체계 안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열린 제2026-4회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원자력안전규제 기술기준 규정체계 정비계획안'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정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원자력시설 인허가 과정에서 활용해온 규제 지침과 심사지침을 원자력안전법령 체계 안에서 보다 명확하게 관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안전심사에 쓰이던 각종 지침의 성격과 위상이 혼재돼 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기준과 해설, 실무 매뉴얼의 역할을 구분해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정비 방향에 따르면, KINS 지침 가운데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사항은 원안위의 기술기준으로 상향된다. 기술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방법론이나 해석 기준 등은 별도의 원안위 규제 지침으로 신설해 관리할 계획이다. 또 실제 안전심사 과정에서 활용되는 구체적인 기술적 방법과 해석 내용은 KINS 매뉴얼로 따로 제정한다.

원안위는 이 같은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훈령을 마련해 규제 지침과 KINS 매뉴얼의 제·개정 절차, 외부 공개 기준 등 관리체계를 명문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 조직인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산하에 기술기준 실무검토위원회도 운영하기로 했다.

정비 대상은 KINS 지침 총 43개로, 전체 분량은 약 1만 쪽에 이른다. 원안위는 우선 올해 활용 빈도가 높은 경수로형 원전 분야의 규제 지침과 심사지침 약 5400쪽에 대한 정비 작업에 착수한 뒤, 나머지 분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공개 중인 KINS 심사지침은 원자력안전기준 종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계속 공개하고, 새롭게 정비되는 규제 지침과 매뉴얼 역시 정비가 끝나는 대로 대외에 공개할 계획이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기술기준 규정체계가 보다 명확해지면 인허가 심사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원자력 안전규제에 대한 신뢰도 역시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비 작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안위는 이날 회의에서 '원안위 회의 운영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안'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는 핵연료주기시설의 건설·운영 허가를 심의·의결 대상에 포함하고, 해체 및 폐쇄 심의·의결 대상에는 연구용·교육용 원자로와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위원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의 직무대행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위원장 유고 시 사무처장이 대행하고, 사무처장까지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위원 가운데 연장자 순으로 대행하도록 했으나, 이는 차별 소지가 있다는 법제처 의견을 반영해 앞으로는 위원장이 미리 지명한 위원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변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