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중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로봇공학과 학생이 미 항공우주국 에임스 연구센터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GIST

김표진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로봇공학과 교수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도 로봇이 방향을 잃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ISS에서는 미세중력 환경으로 위아래 구분이 없어 로봇이 방향을 인식하고 길을 찾기 어렵다. 특히 ISS 내부용 비행 로봇인 '애스트로비'는 무중력 상태에서 자유롭게 회전해야 하지만, 기존의 항법 기술로는 방향 인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술로 실내 3차원 공간의 방향 지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우주 로봇이 자신의 자세를 정확히 인식해 유지하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시스템이나 공간을 가상 공간에 복제한 모델이다. 연구진은 실제 촬영 영상과 디지털 트윈 모델을 비교해 혼동되거나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했다.

연구진이 지난 3월 구축한 세계 최초의 ISS 자율비행 로봇용 데이터세트를 활용해 개발한 기술을 테스트한 결과, 로봇의 회전 정확도를 평가하는 '절대 회전 오차'는 평균 1.43도에 불과했다. 이 기술이 정밀한 자세 제어나 탐사 등에 적합하다는 의미다.

김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주정거장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로봇이 방향을 잃지 않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반 기술이 공항, 병원, 창고 등 복잡한 실내 공간에서도 자율 로봇이 정확히 길을 찾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회 우주 로봇 워크숍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