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한국물리학회 춘계학술대회의 특별세션 '과학기술 정책과 물리학의 미래'가 열렸다./대전=홍아름 기자

물리학자들이 모인 학술대회에 연구자 출신 국회의원이 참석해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발표한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지만, 당일 불참 사실이 알려져 아쉬움을 낳았다. 의원은 국회 예산 논의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모처럼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입안에 반영할 기회였다고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2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물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과학기술 정책과 물리학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세션이 열렸다. 연구비 변화, 연구인력 감소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을 점검하고, 연구 현장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세션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이자 한국천문연구원 출신인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예산 편성 과정에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좌장을 맡은 유인권 부산대 교수는 세션 시작과 동시에 황 의원의 불참 소식을 전했다. 같은 날 열린 국회 과방위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의 일정과 겹치면서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했다. 사전에 황 의원은 '과학기술 정책과 물리학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급변하는 과학기술 환경 속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짚어보고, 물리학계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발표를 하겠다고 알렸다.

황 의원을 대신해 발표를 맡은 송완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기초지원과장은 올해 기초연구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핵심은 '기초연구 질적 고도화'였으며, 2026년을 정책 전환점으로 보고 기초연구진흥법 개정과 학문 분야별 지원 체계 도입, 생애주기 기반 연구지원 구조 개편 등이 추진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 시기나 시기, 예산 규모 등은 이날 발표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행정부 소속의 정책 집행 기관으로, 큰 틀에서 정책이나 예산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보다는 정해진 방향 안에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에 따라 이날 세션의 초점은 제도 개선보다는 정부 정책 방향 소개와 의견 수렴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송 과장과 윤진희 인하대 교수 겸 한국물리학회장, 이주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책임연구원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정책의 기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보다 근본적으로 정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연구비 양극화나 과제 선정률의 불안정성, 신임 교원의 기본 연구비 부재, 지원 체계의 불안정성 등이 대표적 문제로 제기됐다. 한 연구자는 "기본적인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문제는 되풀이된다"고 지적했지만, 논의는 제도적 전환보다는 운영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세션을 마친 뒤 한 학회 관계자는 "황 의원이 참석했다면 좋았겠지만, 오늘 논의도 의미 있었다"면서도 "정책 결정에는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돼야 하지만 현장의 의견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