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호 한국화학연구원 학생연구원이 수소 전환 부산물(탄소 생성물)과 촉매 샘플을 보여주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셀레늄(Se)을 추가한 액체 금속 촉매를 활용해, 청록 수소의 생산 효율을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 청록 수소는 메탄을 열분해해 얻은 수소로, 화석 연료 기반의 수소와 재생 에너지 기반의 녹색 수소의 중간단계다.

한승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셀레늄을 첨가한 용융 금속 촉매를 활용해 메탄 열분해 효율을 크게 향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는 재료·화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응용 촉매 B: 환경 및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and Energy)'에 지난 12월 게재됐다.

메탄 열분해는 청록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로, 고체 탄소를 부산물로 생성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높은 온도가 요구되거나, 고체 촉매 활용 시 촉매 표면에 탄소가 침적돼 비활성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 촉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촉매 활성과 기포 제어 성능을 개선한, 셀레늄이 포함된 3성분계 용융금속 촉매를 개발했다. 먼저 기존의 고체 촉매 대신, 액체 상태로 유지되는 용융 금속 촉매를 사용했다. 용융 금속 촉매는 메탄 열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탄소를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용이해 장시간 안정적인 반응이 가능하다.

셀레늄 첨가는 촉매의 표면 장력을 줄이고 촉매 표면 활성을 증가시켰다. 촉매 표면 장력 감소는 반응 가스와 촉매 표면 간 접촉 면적 극대화로 이어지고, 반응 물질의 촉매 내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소 생산성이 증대됐다. 또 촉매가 작동하는 활성화 에너지를 감소시켜 표면 활성을 증가시켰다.

결과적으로 셀레늄이 포함된 3성분계 촉매 2가지는 기존 촉매에 비해 메탄에서 수소로 바뀌는 전환율을 각각 36.3%, 20.5% 향상했다. 특히 니켈-비스무트-셀레늄 촉매는 100시간 이상의 오랜 반응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청정수소 생산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공정 효율을 더욱 개선하고, 2030년 이후 상업적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기존 청록 수소 생산 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하며,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상용화를 목표로 한 이번 기술은 탄소 배출 없는 청록 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and Energy(2024), DOI: https://doi.org/10.1016/j.apcatb.2024.125009

ACS Catalysis(2024), DOI: https://pubs.acs.org/doi/10.1021/acscatal.4c04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