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리튬-황 전지의 충전 속도와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리튬-황 전지의 단점을 극복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종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리튬-황 전지의 충전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 화학회 나노(ACS Nano)’에 지난 11월 게재됐다.
리튬이온 전지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기술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에너지 저장 용량이 낮고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리튬-황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황 소재가 저렴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급속충전 시 황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전지 용량이 줄어들어 상용화가 어려웠다.
또 배터리 방전 과정에서 황이 분해되면서 생성된 리튬 폴리설파이드가 전지 내부를 떠돌며 성능을 저하한다는 점도 주요 단점 중 하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공성 탄소 구조체에 황을 담아 전지를 제작하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용화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소를 포함한 다공성 탄소 소재를 새롭게 합성했다. 해당 탄소 소재는 ZIF-8이라는 금속-유기 골격체에 마그네슘을 이용한 열환원법을 적용해 합성했다. 마그네슘은 고온에서 ZIF-8의 질소와 반응해 탄소의 구조를 더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만들고, 기존보다 다양한 세공 구조를 형성했다. 이 구조는 황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황과 전해질의 접촉을 원활히 해 전지의 성능을 높였다.
개발한 소재를 양극에 적용한 리튬-황 전지는 완전 충전 시간이 단 12분에 불과한 급속충전 조건에서도 높은 에너지 용량을 기록하며, 기존 대비 1.6배 향상된 성능을 나타냈다. 또 탄소 표면에 도핑된 질소가 리튬 폴리설파이드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충·방전 1000회 후에도 용량의 82%를 유지하는 뛰어난 안정성을 보였다.
유종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그네슘을 활용한 간단한 합성법으로 리튬-황 전지의 충전 속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 연구를 기반으로 리튬-황 전지의 상용화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ACS Nano(2024), DOI: https://doi.org/10.1021/acsnano.4c09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