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지난 25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관광객과 나들이객들이 겨울 바다 정취를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 주변 해양의 변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세기 말이면 해수면 온도는 최대 4.5도 상승하고, 해양 열파는 연간 295일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고탄소 배출 시나리오에서는 생태계 파괴와 극한 기상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26일 고해상도 해양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2100년까지의 한반도 주변 해양 기후요소 3종(해수면 온도, 표층 염분, 해수면 높이)과 해양 열파에 대한 미래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전망자료는 국립기상과학원이 개발한 전 지구 기후변화 예측 모델(K-ACE)로 얻은 데이터를 상세화한 것으로, 연구에 송하준 연세대 교수와 탁용진 강릉원주대 교수 연구진이 참여했다.

해양 기상 예‧특보 구역별 미래 해양기후 전망을 10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2015~2024년) 대비 2100년까지의 한반도 주변 해역 해양 기후변화와 그 영향은 저탄소 시나리오에 비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더 뚜렷한 변화 양상을 보였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다 이후 안정화되지만,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21세기 말(2091~2100년)에는 최근 10년 대비 평균 4.28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서해와 동해중부 해역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약 4.5도 상승해 전체 평균(4.28도)보다 0.2도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일평균 수온을 기준으로 상위 10% 고수온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인 ‘해양 열파’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21세기 말 발생 일수와 발생 강도 모두 최근 10년에 비해 증가하고,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변화폭이 매우 큰 것으로 전망됐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발생 일수는 295.5일, 발생 강도는 2.54도 증가했고, 저탄소 시나리오보다 각각 100일, 2도 이상 더 증가해 1년 중 대부분이 높은 강도의 해양 열파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해양 열파의 발생 일수와 발생 강도가 증가하면서 향후 한반도 주변 해양에서 해양생태계 파괴와 같은 해양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심화하고, 폭염을 포함한 극한 기상 발생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말 해수면 높이는 저탄소 시나리오에 비해 0.21m 더 높은 약 0.56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역별로 동해남부(0.58m), 남해동부(0.57m), 동해중부(0.56m) 순으로 상승폭이 높았지만, 해역별 편차는 크지 않았다. 표층 염분의 경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1세기 말 감소 폭은 저탄소 시나리오에서의 감소 폭의 2배에 달했다.

해수면 온도와 해수면 높이 상승은 폭풍해일 강도 증가와 극한 파고 상승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해수면 온도와 표층 염분 변화는 한반도 주변 해역 어업‧양식업을 포함한 수산 분야에 피해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기상청은 이번에 발표한 미래 해양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후변화 상황 지도를 통해 제공하고, 해양 분야의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 대한 상세한 미래 예측자료는 해양 분야의 기후위기 적응과 대응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라며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예측 총괄기관으로서 신뢰도 높은 기후변화 예측자료 생산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