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많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제약 업계의 숙취 해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액체형 중심이던 숙취 해소제는 환(丸), 젤리 제형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요즘에는 입에 붙여서 녹여 먹는 필름형, 병에 든 액상과 뚜껑의 알약을 함께 먹는 이중 제형까지 등장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제품에 ‘숙취 해소’라는 문구를 넣으려면 인체 적용 시험을 거쳐야 하는 만큼, 숙취 해소제 품질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왼쪽부터 대웅제약의 숙취 해소제 ‘에너씨슬 퍼펙트샷 쎈’, HK이노엔의 젤리형 숙취 해소제 ‘컨디션 스틱’, 동국제약의 필름형 숙취 해소제 ‘이지스마트’.

국내 숙취 해소제 시장점유율 1위인 HK이노엔은 ‘컨디션’에 이어 지난 2022년 젤리 제형 ‘컨디션 스틱’도 출시해 열풍을 일으켰다. HK이노엔은 내년 새 규제에 맞춰 컨디션의 인체 적용 시험을 마치고,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성분들을 추가하는 등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부터 ‘컨디션 스틱’ 가격은 일부 인상되지만 숙취 해소 효능이 강화된 리뉴얼 제품”이라고 했다.

프리미엄 건강 기능 식품에서 자주 사용되던 이중 제형 숙취 해소제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9월 이중 제형 숙취 해소제 ‘에너씨슬 퍼펙트샷 쎈’을 출시했다. 숙취 해소 물질로 특허를 받은 노니트리 추출물과 함께 비타민 B군 8종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종근당도 지난 9월 이중 제형 숙취 해소제 ‘깨노니 땡큐샷’을 선보였다. 지난해 젤리 제형으로 출시한 ‘깨노니 스틱’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다. 동아제약 역시 지난 8월 이중 제형 ‘모닝케어 프레스온’을 출시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중 제형 비타민제가 인기를 끌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알약과 액상이 함께 있는 제품이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물 없이도 섭취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편의성을 높인 제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7월 입천장에 붙여 먹는 필름 제형 숙취 해소제 ‘이지스마트’를 출시했다. 9월에는 이를 씹어먹는 형태로 바꾼 ‘이지스마트 구미츄’를 내놨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아이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숙취 해소제 시장 규모는 약 35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