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이지영 아주대 교수와 협력해 친환경 공법으로 제조한 중공 나노섬유 기반의 리튬금속보호막으로 리튬의 성장을 안정화하고 차세대 리튬금속전지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KAIST

리튬금속은 기존 상용 배터리의 성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음극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리튬금속 자체 문제로 배터리의 수명이 줄어들거나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있어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최근 물과 고분자를 사용해 기존 리튬금속 음극의 수명을 약 7배 높이는데 성공했다. 김일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이지영 아주대 교수와 협력해 친환경 공법으로 제조한 중공 나노섬유 기반의 리튬금속보호막으로 리튬의 성장을 안정화하고 차세대 리튬금속전지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렸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9월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기존의 보호막 기술은 리튬금속과 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액 간의 계면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공정이 인체에 유해하고, 재료의 원가가 높았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이온 성장을 물리적·화학적 방법으로 제어할 수 있는 ‘중공(hollow) 나노섬유 보호막’을 제시했다. 이 보호막은 식물에서 추출한 친환경 고분자인 구아검(Guar gum)을 주재료로 하며, 물만을 사용한 친환경적인 전기방사 공법으로 제조됐다. 구아검이 포함된 고분자 용액에 전기장을 가해 얇은 고분자 섬유를 만들어 쌓는 방식이다.

나노섬유 보호막을 적용한 결과, 전해액과 리튬 이온 간의 가역적인 화학 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또 섬유 내부의 공간을 활용해 리튬이온이 금속 표면에 무작위로 쌓이는 것을 억제했고, 리튬금속 표면과 전해액 사이의 계면 안정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이 보호막을 적용한 리튬금속 음극은 기존 리튬금속 음극보다 수명이 약 750% 향상됐다. 300회의 반복적인 충·방전에도 약 93.3%의 용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연구진은 자연에서 얻어진 이 보호막이 흙에서 약 한 달 내에 완전히 분해되는 것을 확인해, 보호막의 제조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김일두 교수는 “물리적·화학적 보호막 기능을 모두 활용했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으로 리튬금속과 전해액 간의 가역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수지상 결정 성장을 억제해 획기적인 수명 특성을 가진 리튬금속음극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급증하는 배터리 수요로 인해 배터리 제조와 폐기로 인한 환경부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만을 사용한 친환경적인 제조 방법과 자연 분해되는 특성은 차세대 친환경 배터리의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02/adma.202407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