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중국 무인 탐사선 창어 6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서 가져온 토양 시료가 달의 비밀을 밝혀냈다. 그동안 시료 분석 결과가 속속 발표되며 달의 기원과 화산 활동의 비밀이 새롭게 밝혀졌다. 앞으로 달 내부 구조와 화산 활동의 전반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학원 지질 및 지구물리학 연구소 연구진은 15일 무인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채취한 현무암 시료의 연대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잇달아 발표했다.
연구진은 달 뒷면 토양 시료 속 현무암 108개 조각에 대해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을 수행했다. 동위원소는 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이 다른 것을 말한다. 연대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고 다른 동위원소로 변한 비율을 분석해 추정한다
이 중 107개 조각은 약 28억7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한 조각은 고알루미늄 현무암으로 약 42억3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달 현무암 시료는 현재까지 정확하게 연대가 측정된 가장 오래된 달 현무암 시료다.
42억년 전 만들어진 달 뒷면의 현무암은 칼륨과 희토류 원소, 인이 풍부했으나, 28억년 전 달 뒷면 현무암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달 뒷면에서 42억년전부터 28억년전까지 최소 14억년 동안 화산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어 6호는 지난 5월 3일 지구를 떠나 6월 2일 목표 지점인 달의 남극-에이트켄 분지에 착륙했다. 이 지역은 달에서 지각이 매우 얇은 지역으로 그 바로 밑의 맨틀 성분과 화산 활동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예상됐다. 창어 6호는 달 뒷면의 토양 샘플 1.935㎏을 담은 캡슐을 지구로 보내 6월 25일 착륙시켰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 9월, 시료를 분석한 첫 번째 연구 결과가 중국 학술지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발표됐다. 이 시료는 이전에 가져온 달 앞면의 암석과 다른 독특한 성분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사장석(32.6%), 휘석(33.3%), 유리(29.4%) 같은 성분이 많았고, 비현무암 물질도 포함돼 있었다.
앞서 2020년 창어 5호 캡슐이 지구로 가져온 달 앞면 토양 샘플은 칼륨이나 희토류 원소, 인이 풍부한 현무암과 반려암이 대부분이었다. 이와 달리 달 뒷면 샘플은 감람석 비율이 낮았다.
전문가들은 앞서 미국 아폴로, 구소련 루나, 중국 창어 5호 미션을 통해 가져온 달 앞면 토양 샘플을 기반으로 달에서 40억년 전부터 20억년까지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달 뒷면 토양 샘플이 없어 달 전체에서 화산 활동이 일어난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로 그 시기를 정확히 밝히는 데 한 걸음 가까워진 것이다.
연구진은 “달 뒷면 토양 시료로 확인한 화산 활동 연대를 기반으로 달 내부의 맨틀 구조와 성분 차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창어 7, 8호와 같은 추가 탐사를 통해 달의 화산 활동과 관련된 지질학적, 화학적 데이터를 확장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8382-0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t1093
National Science Review(2024), DOI: https://doi.org/10.1093/nsr/nwae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