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처럼 새로운 물질의 상용화는 기존에 존재하는 분야보다는 새롭게 탄생하는 분야에서 이뤄질 확률이 높습니다. 기존 소재를 새로운 물질로 대체하는 것보다 새로운 소재를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경희대 양자물질글로벌연구센터장은 지난 6일 본지 인터뷰에서 양자 물질의 상용화가 통신, 의류 분야에서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래핀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에서 만난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경희대 양자물질글로벌연구센터장(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양자 소재가 가장 빠르게 구현될 분야로 통신과 의료 분야를 꼽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노보셀로프 교수는 경희대 양자물질 글로벌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달부터 경희대 양자물질글로벌연구센터장을 맡아 양자 물질과 양자 소자 등을 아우르는 공동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36세였던 2010년에 그래핀 연구 성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노벨상 수상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 나의 연구는 훨씬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그래핀을 포함한 2차원 물질에 대한 연구 비중을 줄였고, 양자 현상과 지속 가능성 분야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2차원 물질은 두께가 원자 한 층에 불과한 얇은 물질을 뜻하며, 그래핀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물질 연구에 대해 노보셀로프 교수는 “학문과 실용 연구 사이에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산업계와 협업을 하더라도 과학적 탐구와 새로운 물질 개발에 대한 고민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올해 노벨화학상과 물리학상을 AI 관련 연구자들이 수상한 것에 대해 “AI가 앞으로 연구 분야의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며 “신소재 발견에 있어서도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AI는 다른 실험 장비처럼 유용한 도구”라며 “AI가 완전히 연구자를 대체할 날이 오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을 자주 방문하며 국내 학계와도 많은 교류를 하고 있는 노보셀로프 교수는 “양자 물질 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최신 장비와 인력이 중요해 공동 협력이 필수”라고 했다. 한국의 연구 환경에 대해서는 “한국 과학자들은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놀라운 업적을 내고 있다”며 “그래핀과 2차원 물질 분야만 보더라도 산업적인 적용은 대부분 한국 연구진의 성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