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77%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연구개발(R&D) 조직을 보유한 900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산업계 긴급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공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7%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우리 경제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68%의 기업이 미국 대선 결과가 글로벌 경제환경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고, 특히 한국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기업들은 보호 무역주의 강화와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을 리스크로 꼽았다. 한국의 수출 중심 경제 구조와 반도체, 배터리 등 미·중 기술패권의 중심에 한국 경제가 서 있는 것도 문제다.
기업의 R&D와 설비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환경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58%가 내년 투자를 관망하겠다고 답했고, 34%는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에 맞춰 우리 정부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지원과 R&D 투자 대규모 확대(29%), 주요 산업에 대한 세제·보조금 지원 강화(28%), 통상무역 협상 정책 강화(17%) 등이 꼽혔다.
고서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산업계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경제·산업 측면에서 우리 기업에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R&D 투자 확대 등 정부의 발빠른 대책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