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인공위성이 사상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안착했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은 목조 위성 ‘리그노샛’이 스페이스X의 화물 우주선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 후 ISS에 무난히 도착했다고 최근 밝혔다. 리그노샛은 일본 교토대와 스미토모 임업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초소형 목조 위성이다. 가로·세로·높이 10㎝에 무게도 1㎏에 불과하다. 이 작은 위성이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도쿄대

기존 인공위성들은 대부분 금속으로 제작돼 임무를 마쳐도 사라지지 않고 우주에 머문다. 지구로 떨어질 때에는 대기권에서 타오르면서 지구의 열 균형을 무너뜨리고, 오존층을 손상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목조 위성 제작에 나섰다. 이들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무 위성은 대기권에 진입하면 불에 타면서 재가 되므로 지구 환경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고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리그노샛은 일본 목련과 활엽수로 만들어졌다. 부품을 접합할 때에도 금속이나 접착제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나무의 요철을 이용하는 일본 전통 공방 기술을 적용했다. 제작에 4년이 걸렸다.

교토대 연구진은 한 달 뒤 리그노샛을 ISS에서 방출해 지구 궤도로 투입하는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리그노샛은 일반적인 위성처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임무 완수 후에는 지구로 추락시켜 최종적으로 환경 영향을 평가한다. 앞서 2022년 연구진이 일본 목련을 막대 형태로 잘라 우주에서 시행한 실험에서는 10개월간 형태 변화가 발생하지 않아 내구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리그노샛은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심각해진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위성 발사가 쉬워지면서 지구 궤도에 고장 또는 수명이 다한 위성이 급증했다. 이와 같은 우주 쓰레기는 2030년에는 6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우주 쓰레기가 늘어난 요인으로 미국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군집 위성을 꼽는다. 스페이스X가 지난 5년간 위성통신 스타링크를 구현하기 위해 발사한 인공위성 6000여기에 달할 정도로 수많은 위성들을 쏘아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지구 궤도의 인공위성 중 75%가 스페이스X의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목조 위성 연구진은 “첫 번째 목조 위성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 뒤에는 스페이스X에 앞으로 목조 위성을 사용하라고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