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경쟁으로 많게는 연간 250만t의 전자 폐기물이 지구상에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추세로 고성능 AI를 선호하면 버려지는 구형 폐기물이 아이폰 130억대를 버리는 양과 맞먹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과학원, 이스라엘 라이히먼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AI와 관련된 전자 폐기물이 2023년 기준 2600t에서 2030년 최대 250만t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최근 ‘네이처 컴퓨테이셔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성형 AI 등 고도화 여파로 늘어나는 전자 폐기물의 양을 시뮬레이션(가상 실험)으로 예측했다. 엔비디아 H100 서버의 폐기물 발생량, 기업의 시스템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해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감소 대책이 없을 경우는 AI와 연관된 전자 폐기물이 2030년 250만t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AI의 성능 강화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자주 일어나면서 기존 장비가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생성형 AI 발전으로 수요가 폭발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가 포함된 AI 서버의 무게가 늘어가는 것도 폐기물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자사 GPU가 들어간 AI 서버 시스템에 대해 “2년 전에는 3만5000개 부품으로 만들어져 32㎏ 정도였지만 지금은 60만개 부품으로 구성돼 1360㎏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AI 관련 미처리 전자 폐기물의 58%가 북미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약 25%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전자 폐기물에는 납과 크롬 등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