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남성에게 요구하는 ‘남자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이 남성들의 심혈관 질환 진단이나 치료를 지연시키거나 무시하게 만들어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Adobe Stock

사회가 남성에게 요구하는 ‘남자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이 남성들의 심혈관 질환 진단이나 치료를 지연시키거나 무시하게 만들어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시카고대 메디컬센터의 너새니얼 글래서 교수 연구진은 26일 미국의학협회(AMA)의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진은 미국의 애드 헬스(Add Health) 데이터를 분석해 1994년부터 2018년까지 1만2300명 이상의 건강 정보와 설문조사 결과를 추적했다. 그중 4230명의 남성에 대한 성향을 분석한 결과, 남성성이 강하게 표현된 남성은 자신의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나 치료 상태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글래서 교수는 “이 연구는 남자다움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건강 문제를 경시하게 만드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태도가 장기적으로 남성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성향을 가진 남성들은 이미 심혈관질환 진단을 받은 경우에도 의료진이 처방한 약물을 복용 중이라는 사실을 설문에서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향이 단순한 건강 검진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위험 요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건강 문제를 숨기거나 중요성을 경시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기회를 놓치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글래서 교수는 “남자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이 건강과 관련된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며 “이런 성별이나 인종적 고정관념이 개인의 건강관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JAMA Network Open(2024), DOI: https://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4.41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