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이 우주망원경 유클리드로 제작한 우주 지도 일부를 공개했다. 유클리드 프로젝트는 역대 최대 규모의 우주 입체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공개한 지도는 최종 목표의 1% 수준에 불과하다./유럽우주국

유럽우주국(ESA)이 우주 입체 지도 제작을 위해 발사한 우주망원경 ‘유클리드’가 첫 번째 성과물을 공개했다. 인간이 만들 역대 최대의 우주 지도 중 1%에 불과하지만, 은하 1400만개와 우리은하 내부의 별 수천만개를 포함하고 있다.

ESA는 1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에서 유클리드가 최근까지 수집한 영상을 토대로 만든 우주 지도를 15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유클리드는 ESA가 제작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7월 발사한 우주망원경이다. 유클리드의 임무는 우주의 입체 지도를 만들고 아직 실체를 찾지 못한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다. 유클리드는 앞으로 6년간 활동하며 최대 20억개의 은하가 담긴 입체 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이전까지 가장 컸던 우주 지도는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로 만들어져 은하와 퀘이사 600만개 가량의 정보가 담겨 있다.

이번에 공개한 우주 지도는 유클리드가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8일까지 수집한 데이터로 구성했다. 데이터량은 208기가픽셀(1기가픽셀은 10억 화소)에 달한다. 면적으로 보면 밤 하늘에 뜬 보름달 500개가 차지하는 영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럽우주국(ESA)이 계획한 유클리드 프로젝트의 우주 지도 면적. ESA가 15일(현지 시각) 공개한 첫 지도(노란색)는 전체 지도의 1% 면적을 차지한다./유럽우주국

팔레리아 페토리노 ESA 유클리드 프로젝트과학자는 “유클리드의 목표는 밤하늘 전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영역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한 지도는 최종 목표의 1% 수준이지만, 천문학자들이 우주를 설명하는 새로운 연구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한 지도는 은하수 내부의 별들 사이에 있는 우주 구름 정보도 담겨 있다. 가스와 먼지가 섞여 만들어진 이 우주 구름은 ‘은하 권운’으로도 불린다. 권운은 지구에서 흔히 만들어지는 형태로 새의 깃털처럼 보여 ‘깃털 구름’이라는 별명이 있다. 은하 권운은 은하수에서 방출되는 빛과 원적외선을 반사해 유클리드에 포착됐다. 이외에도 나선은하 ‘ESO364-G036′의 고해상 영상도 얻었다. ESO364-G036는 지구에서 4억2000만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곳에 있다.

유클리드는 앞으로 더 넓고, 자세한 우주 지도를 공개해나갈 예정이다. 유클리드는 목표 데이터의 12%를 이미 수집한 상태다. 최종 지도의 우선 공개는 내년 3월 공개 예정이며, 학술 데이터는 2026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