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강 작가의 기자간담회 모습. 한강은 지난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구 분석 서비스 '네이처 네비게이터'는 "한강의 작품이 2015년 영어로 번역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계의 연구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뉴스1

작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사회가 들썩였다. 한국은 문학계에서 주류가 아니었던 만큼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이 이례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미 한강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알아보고 활발하게 연구를 해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가 제공하는 연구 분석 서비스 ‘네이처 네비게이터’는 “한강의 작품이 영어로 번역된 이후인 2017년부터 그의 작품과 관련된 학술 발표가 크게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네이처 네비게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한강의 작품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과 관련된 학술 논문은 2011년부터 발표되기 시작했다. 논문 수는 2011년 1편, 2014년 1편에 불과했으나 2015년 3편으로 소폭 늘었다. 본격적인 연구는 2017년 시작됐다. 한강의 작품을 분석한 논문은 2017년 10편으로 대폭 증가한 이후 2018년 12편, 2019년 11편으로 유지됐다.

작가 한강의 작품을 분석한 논문의 발표 추이. 2011년 관련 논문이 처음 발표됐으며, 2017년 이후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이는 한강의 작품이 영어로 번역된 시기와 일치한다. 노란색은 무료로 볼 수 있는 논문, 파란색은 비용을 내야 볼 수 있는 논문을 표시하고 있다. 빨간색은 논문 열람에 비용 지불이 필요한지 확인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네이처 네비게이터

네이처 네비게이터는 “채식주의자가 2015년 영문 번역된 이후 소년이 온다와 흰이 각각 2016년, 2017년 번역됐다”며 “문학계가 한강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학계는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한강의 작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관련 논문은 2020년 23편으로 2배 가량 늘었으며 2023년까지 20편대를 유지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15편의 관련 논문이 발표됐다.

한강의 작품에 대한 연구 주제는 주로 한글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면서도 작품의 의미를 유지하는 방식에 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채식주의, 폭력, 신체적 자유, 성 정체성,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네이처 네비게이터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작품에 대한 문학계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처 네비게이터는 “채식주의자가 영어 번역됐을 때 번역의 질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한강은 번역가에게 힘을 실어줬다”며 “한강의 혁신적인 문체와 번역에 대한 학계의 관심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