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수명에 관한 학계의 유명한 논쟁이 이른바 ‘오스태드-올샨스키 내기’로 불리는 ‘150세 수명 가능성’이다. 기대 수명 증가율이 둔화돼 100세 시대가 쉽지 않다고 보는 이번 논문의 저자인 스튜어트 올샨스키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가 20여 년 전 불을 붙인 논쟁이다. 당시 유명 생물학자 스티븐 오스태드(현 앨라배마대 석좌교수)가 150세까지 사는 사람이 2150년 즈음에는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발표하자, 인구 통계학자 올샨스키 교수가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내기를 제안한 것이다. 두 사람은 각자 150달러씩 판돈으로 걸고 150년간 주식시장에 묻어두기로 했다. 주가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2150년에는 5억달러(약 6700억원)로 불어난다. 그때까지 150세 인간이 나오면 모든 돈은 오스태드 교수의 후손에게 돌아가고, 반대의 경우는 올샨스키 교수 후손의 차지가 된다.

과학계에서는 이 내기의 승패가 항노화 신약 개발에 달린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프랑스 여성으로 122년 164일을 살고 세상을 떠난 잔 칼망(1875~1997)이다. 인간의 한계처럼 여겨져온 이 나이를 훌쩍 뛰어넘고 150세에 이르기 위해선 노화를 획기적으로 늦추는 ‘역노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7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동물 실험에서 염증 단백질을 억제해 수명을 25% 늘린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염증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과 관련된 유전자의 기능을 차단하자 노화 증상이 감소하면서 생쥐의 수명이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실험동물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요인이 인간 수명에 작용하므로 지나친 기대는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샨스키 교수의 이번 논문에 대해 오스태드 교수는 기대 수명의 증가가 둔화됐다는 것을 입증한 훌륭한 논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전망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오스태드-올샨스키 내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