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 GIST 교수 연구진이 저시력자의 시선 인지 단계를 분류하는 알고리즘과 탐색 단계에서 사용자의 고갯짓을 촉진하는 모자 형태의 웨어러블 시스템 ‘와치캡(WatchCap)’을 개발했다./GIST

지난 2020년과 2022년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일명 ‘옷걸이 챌린지’가 주목을 받았다. 옷걸이의 구멍에 머리를 끼우면 반사적으로 목이 돌아가는 ‘옷걸이 반사 현상’을 확인하는 챌린지다. 국내 연구진이 옷걸이 챌린지 속 과학을 활용해 저시력자의 시각 탐색 과정을 촉진하는 모자 형태의 웨어러블 장치를 개발했다.

김승준 광주과학기술원(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연구진은 저시력자의 시선 인지 단계를 분류하는 알고리즘과 탐색 단계에서 사용자의 고갯짓을 촉진하는 모자 형태의 웨어러블 시스템 ‘와치캡(WatchCap)’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모바일과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국제 학술대회 ‘UbiComp’에서 오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고령화에 따라 녹내장, 망막변성으로 시야 결손을 겪는 저시력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저시력자 보조 도구는 증강현실 정보를 활용해 시야를 더 제한하거나 광학 장치로 시야를 확장한다. 따라서 저시력자가 착용한 안경과 호환성이 떨어지거나 물체의 배율이 달라져 공간지각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와치캡’은 시야 결손으로 인해 시각 인지가 원활하지 않은 저시력자의 길 찾기, 공간 인식과 같은 시각 인지와 탐색 절차를 보조하기 위해 개발됐다. 특히 와치캡 시스템은 사용자의 시각 인지 과정을 분류하면서 진동 자극을 통해 ‘옷걸이 반사(Hanger Reflex)’ 현상을 일으킨다. 결과적으로 머리를 더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해 저시력자가 능동적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개발한 시스템을 모자 형태의 웨어러블 장치에 집적시킨 뒤 녹내장, 망막변성, 포도막염으로 주변 시야 결손을 겪는 저시력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시험했다. 그 결과 저시력자의 시각 인지 과정에서 명시적 개입이나 설명 없이도, 무의식적으로 더 넓은 공간을 탐색할 수 있도록 촉진해 일상생활에서의 어려움을 보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김승준 교수는 “저시력자는 시야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시각 탐색 과정에서 더 활발한 고개나 시선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 기술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시각 단계 분류와 물리적 자극을 통해 이를 무의식적으로 유도·촉진하는 시스템”이라며 “와치캡은 증강현실을 통한 시야 보조 도구나 안경과도 자유로운 호환이 가능해 녹내장, 망막색소변성증을 겪는 저시력자의 일상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2024), DOI: https://doi.org/10.1145/3659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