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비움의 미학’을 활용해 그린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김원배 포스텍 화학공학과·친환경소재대학원 교수와 맹준범 통합과정생 연구진은 산소 빈자리 조절과 이종 원소 도핑을 통해 그린 암모니아 생산 효율을 높이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나노 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12일 게재됐다.
청정에너지인 수소는 반응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운반할 방법이 필요하다. 하나의 질소에 세 개의 수소가 결합한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안정성이 높고, 포함한 수소의 밀도가 높아 수소의 저장과 운반 매개체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존 공정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질산과 질산염을 이용한 친환경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질산염 환원 반응과 함께 발생하는 수소 환원 반응으로 그린 암모니아의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리 산화물 촉매에 아르곤(Ar)이 이온화된 플라스마를 처리해 촉매의 산소를 일부러 제거해 ‘산소 빈자리’를 만들었다. 촉매를 구성하는 산소 음이온 하나가 사라지면, 촉매 표면에는 전기적 중성을 맞추기 위해 반응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전자가 풍부해진다. 또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 부위가 넓어져 더 많은 반응 물질이 촉매와 접촉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질소(N)와 셀레늄(Se)으로 도핑된 탄소 지지체를 사용해 그린 암모니아의 생산 효율을 높였다. 질소와 셀레늄은 질산염 이온의 질소-산소 결합을 약하게 만들어 질산염 이온이 훨씬 더 쉽게 촉매 표면에 흡착하도록 도왔다. 그 결과 수소 환원 반응보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질산염 환원 반응을 촉진했다. 실험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암모니아를 시간당 7.9㎎/㎠(촉매의 단위 면적 당 나오는 암모니아의 질량) 생산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원배 교수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린 암모니아를 선택적·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촉매를 개발했다”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참고 자료
Small(2024), DOI: https://doi.org/10.1002/smll.202403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