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젭바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약들은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을 감량하도록 도와 ‘꿈의 비만약’으로도 불린다. 다만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비만약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앞으로 메스꺼움 없이 포만감만 높이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모넬화학감각센터 연구진은 “비만 치료제로 쓰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가 포만감과 메스꺼움을 일으키는 신경 회로를 밝혔다”고 1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밝혔다.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미국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는 모두 GLP-1 유사체 기반의 비만 치료제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위나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사 후 포만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모방한 성분 역시 포만감을 높인다.
위고비는 최대 15%, 젭바운드는 최대 25.3% 체중을 줄인다. 하지만 GLP-1 유사체 형태의 비만 치료제는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위장관 부작용을 동반한다. 계속 투여하면 수주 안에 감소하지만 일부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연구진은 GLP-1 유사체 계열의 비만 치료제가 포만감과 메스꺼움을 일으키는 신경 회로를 조사했다. 주로 뇌의 맨 밑에 있는 ‘연수’의 신경세포들이 관여했다. 다만 포만감과 메스꺼움을 일으키는 신경 회로는 별개였다. 포만감은 연수 고립핵의 신경세포들이 더 반응했고, 메스꺼움이 나타날 때는 제4 뇌실 주변의 신경세포가 반응했다.
연구진은 각각의 신경세포를 조작해 비만 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관찰했다. 포만감과 관련된 고립핵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메스꺼움을 일으키지 않고도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해당 신경세포를 공략하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면 음식 섭취량을 줄이면서도 메스꺼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앰버 알하데프 모넬화학감각센터 교수는 “비만 치료제의 장애물 중 하나가 메스꺼움이나 구토와 같은 부작용”이라며 “신경 회로 단계에서 불쾌한 부작용과 체중 감량 효과를 조절하는 방식은 부작용이 있는 모든 약물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6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