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참여교수 겸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아이들의 뇌 영상을 성장 시기별로 분석해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functional brain network)가 형성되는 과정을 최초로 밝혔다./pixabay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연령대의 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2~18세가 인간의 두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홍석준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 참여교수(성균관대 교수)와 박신원 미국 아동정신연구소(Child Mind Institute) 박사후연구원(前 IBS 박사후연구원) 연구진은 19일 사람의 뇌 영상을 어린이 때부터 성장 시기별로 분석해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온라인판에 지난 10일 실렸다.

뇌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와 내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은 뇌의 아주 근본적인 기능이자 외부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다. 사람과 같은 영장류가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 인지 역량이다.

외부와 내부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는 대뇌피질에 있다. 뇌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뇌의 발달 과정에서 뇌의 중심에 있는 시상과 대뇌 피질의 연결은 실제로 뇌 기능의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상은 주로 외부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대뇌 피질은 기억과 인지, 언어 같은 고등 인지 기능을 한다. 감각을 처리하고 운동 신호를 보내는 곳도 대뇌 피질이다.

연구진은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시상과 대뇌피질 연결성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 관찰했다.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시상과 대뇌피질의 연결성이 뇌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지도 살폈다.

발달 단계에 따른 신피질 투사 지도의 변화(29~44주, 8~22세)./기초과학연구원(IBS)

분석 결과 왕성한 학습 능력을 발휘하는 유아기에는 시상과 감각 정보를 전달하는 대뇌피질 영역의 연결성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도 발현됐다.

성인기로 넘어가면 대뇌피질에서 사건을 감지해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현저성 네트워크’와 시상의 연결성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저성 네트워크는 대뇌 피질에서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과 외부 정보를 이해하는 내적 정보처리 영역 사이에 있다. 이들 간 연결고리가 강해지자 감각 영역과 내적 정보처리 영역이 자연스럽게 분리되면서 뇌가 발달했다.

시상과 대뇌피질 연결성은 다양한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인지 기능과 연결하는 신경 경로를 발달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 신경 경로는 두뇌의 성숙도를 판단하는 기준인데 특히 12~18세에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시기가 두뇌 발달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밝혔다.

홍석준 교수는 “태아의 뇌가 형성될 때 시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자라면서도 기능적 네트워크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청소년기에 발달 부진으로 나타나는 자폐와 조현병 같은 다양한 뇌 질환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Neuro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93-024-016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