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환자가 치료제를 콧속에 뿌리고 있다./뉴스1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CAR-T·카티)세포 치료제가 알레르기성 천식 증상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용화되면 천식을 포함한 알레르기 질환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칭화대 면역학연구소와 산서대 의대 공동 연구진은 천식에 걸린 생쥐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표적으로 삼는 카티세포를 한 번 주사해 1년 동안 증상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이날 공개됐다.

천식은 기도에 알레르기성 염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 세계 환자가 3억명이 넘고 매년 천식으로 25만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온다. 그중 성인 천식 환자의 50~70%를 차지하는 제2형 염증성 천식은 중증도가 심하지만 스테로이드제만으로는 잘 치료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주로 암 치료에 사용해 왔던 카티세포를 제2형 천식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로 쓰이는 카티세포는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세포에만 결합하도록 하는 유전자를 새로 넣어 항암 효과를 높인다. 연구진은 암세포 대신 제2형 염증성 천식의 원인으로 꼽히는 인터루킨-5(IL-5) 단백질을 찾아 기능을 억제하도록 만들었다.

인터루킨-5는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백혈구인 호산구를 활성화한다. 카티세포로 인터루킨-5가 호산구에 작용하는 것을 막으면 알레르기로 인한 과민성 염증을 완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카티세포가 천식의 또 다른 원인인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3(IL-3)의 신호를 차단하도록 개량해 효과를 높였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세포 유전자 중 BCOR과 ZC3H12A를 억제하면 ‘불멸’의 카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카티세포가 줄기세포처럼 무한히 증식해 치료 효과를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천식을 가진 생쥐 모델에 개발한 카티세포를 1회 투여한 뒤 폐에 염증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카티세포는 염증을 일으키는 호산구를 중화시켜 천식 증상을 억제했다. 연구진은 “최초로 카티세포 치료제를 이용해 천식 증상을 완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효과는 최소 1년 이상 지속됐다.

연구진은 “상용화되려면 임상시험을 통해 카티 세포가 천식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앞으로 다른 유형의 알레르기 질환에도 카티세포를 적용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Immunology(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90-024-01834-9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2024), DOI: https://doi.org/10.1084/jem.20232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