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광물 형태의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을 합성하는 방법을 찾았다. 대기 중의 탄소를 포집해 유용한 물질을 만들 수 있어 탄소 중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공대는 “남기태, 권민상 재료공학부 교수와 이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겸 고려대 겸임 교수 공동 연구진이 배터리와 플라스틱을 만들 때 쓰이는 고리 형태의 카보네이트(탄산염)를 생산하는 새 방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광합성에서 육상 식물보다 이산화탄소 활용률이 높은 미세조류에 주목했다. 광합성은 빛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포도당을 합성하는 과정이다. 미세조류는 이산화탄소가 물속에 포집된 형태인 중탄산염을 이용해 육상 식물보다 빠르게 광합성을 한다.
연구진은 이에 착안해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 대신 고체인 중탄산염을 이용해 에틸렌 카보네이트(탄산 에틸렌)를 합성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어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활용해 플라스틱인 폴리우레탄을 효율적으로 합성하는 방법도 찾았다.
남기태 교수는 “세계 최초로 고체 형태인 탄산염으로 전환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산업적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며 “실제 산업에서 활용되는 공정과 반응 과정이 비슷해 빠르게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가적인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는 탄소 배출량을 2018년 기준 7억2760만t에서 40%(2억 9100만t)까지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려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이미 배출된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획기적인 기술도 필요하다.
이웅 KIST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고체 화합물 형태로 이산화탄소를 오랫동안 가둘 수 있는 기술”이라며 “경제성도 확인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 달성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권민상 교수는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 폴리우레탄 플라스틱을 개발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합성(Nature synthesis)’에 지난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synthesis(2024), DOI: https://doi.org/10.1038/s44160-024-005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