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원자로 내부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2주간 정비를 마치고 다시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가 오는 28일까지 예정인 109-1주기 운전을 전날부터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하나로는 연구원이 자력으로 설계·건조한 열출력 30MW급 고성능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연구로)다. 지난 1995년 2월 8일 첫 임계에 도달한 뒤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과 반도체 소재 개발 등 의료·산업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임계란 원자로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핵분열 연쇄반응이 시작되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원은 지난 2월 20일 하나로 내부 중성자를 반사하는 반사체 냉각계통에 고장이 발생하자 수동정지하고 해결한 뒤 지난 4월 15일에 108주기 운전에 들어갔다. 이어 2주 동안 운전을 마친 뒤 정비 기간을 거쳐 재가동했다.

신지원 하나로 운영부장은 “냉각계통 누수 문제가 있어 해결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한 뒤 승인을 받아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나로는 이번 운전을 통해 갑상선 암 진단과 치료제로 쓰이는 ‘요오드(I)-131′, 조선·건설 현장에서 비파괴 검사에 쓰이는 ‘이리듐(Ir)-192′ 등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게 된다. 실리콘을 중성자에 쪼여 부도체를 반도체로 전환하는 전력용 반도체 소재 생산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의료용 동위원소인 ‘루테튬(Lu)-177′도 시험생산하고 있다.

하나로는 국내 유일의 중성자 빔 연구시설로 기초연구·첨단 소재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최근 고장이 잦다. 지난 1996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2014년까지는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나 2015년부터 약 3년간 원자로 건물 공사로 정지한 이후 가동률이 뚝 떨어졌고, 이후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여섯 차례나 멈추는 등 고장이 발생했고, 올해도 벌써 한차례 수동 정지됐다.

원자력연구원은 잦은 고장의 가장 큰 원인인 냉중성자원 설비를 내년까지 개선하고 제어 기기 이중화를 통해 정지를 최소화하겠다는 대책을 지난해 발표했다.

신지원 운영부장은 “2018년부터 연구용 원자로도 발전소처럼 비계획 정지 시 원자력안전위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가동하도록 하면서 연간 200일 가까이 되던 가동 일수가 70일 정도로 줄었다”면서 “출력은 발전로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안전 특성이 다름에도 일괄적인 규제 기준이 적용돼 연구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화된 기계 예방 정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연구로의 특성에 맞는 규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원안위에서 개정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