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이 계약학과를 100명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GIST가 산업계에 필요한 핵심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임 총장은 2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을 지낸 임 총장은 작년 7월 제9대 GIST 총장으로 선임됐다.
임 총장은 GIST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여러 사업 구상을 밝혔다. 그 중 하나가 기업 계약학과 확대다. GIST는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30명의 신입생을 뽑았다. 임 총장은 계약학과를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해 매년 100명씩의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대학이 우리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철강이나 이차전지 분야 기업들과 계약학과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캠퍼스연구단을 유치하고, AI정책전략대학원을 설립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IBS 캠퍼스연구단은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춰야 유치가 가능하다. 국내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스텍,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각각 6개, 4개, 3개를 운영 중이다. GIST에는 초강력레이저과학연구단이 있었지만, 작년 말 운영이 종료돼 지금은 IBS 캠퍼스연구단이 없다.
임 총장은 “물리(레이저) 분야와 화학 분야에서 1개씩 IBS 캠퍼스연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이후에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단장 후보도 발굴해 3개의 IBS 캠퍼스연구단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9월 문을 여는 AI정책전략대학원은 광주 본원뿐 아니라 서울과 세종시에도 강의실을 구축해 AI 분야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임 총장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은 ‘정책 실패’라고 단언하며 내년도 R&D 예산은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총장은 “지난해 정부가 올해 R&D 예산을 편성하면서 분야별 심층검토도 없이 예산을 삭감한 것은 분명한 정책 실패”라며 “개인적으로는 정부 지출의 4.5% 정도 수준으로 R&D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고 보는데, 그렇게 따지면 내년 R&D 예산은 32조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 총장은 “학생 연구원의 인건비와 관련된 부분은 확충해야 하고, 연구장비 국산화율이 너무 낮은데 이 부분을 높일 수 있는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