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자연 토양에서 탄소를 가두는 '스멕타이트 점토'와 탄소 기반의 생체 분자와의 상호작용을 밝혔다./Francesco Ungaro

토양은 바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탄소 흡수원이다. 탄소는 며칠 또는 심지어 몇 년 동안 토양에 갇혀 대기로 빠져나가지 못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업들이 막대한 돈을 투자해가며 탄소를 저장하고 분해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자연 그대로의 토양만큼 효과적인 탄소 흡수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토양은 어떻게 탄소를 가둬두는 걸까.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탄소를 포획하는 자연 토양을 조사해 점토 광물과 유기 탄소 생체분자의 상호 작용을 살핀 연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공개됐다.

토양에는 약 2조5000억t에 달하는 탄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토양에 유기물의 형태로 저장된 탄소량은 대기 중 탄소량의 약 10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 그러나 탄소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토양이 어떻게 탄소를 가두는 지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온대 기후 지역의 자연 토양에서 탄소를 가두는 것으로 알려진 광물의 일종 ‘스멕타이트(Smectite) 점토’에 주목했다. 실험과 분자 모델링을 통해 아미노산이나 셀룰로오스, 리그닌과 같은 탄소 기반의 생체 분자와 광물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살핀 결과, 토양의 탄소 포획 능력은 탄소 분자의 구조적 특징과 정전기 전하, 토양의 주변 금속 영양분과 관련 있었다.

점토 광물은 음전하를 띠어 라이신이나 히스티딘, 트레오닌과 같은 양전하를 띤 성분과 가장 강한 결합을 형성했다. 특이하게 음전하를 띤 생체분자와 광물이 결합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마그네슘이나 칼슘과 같은 양전하의 금속이 다리처럼 생체 분자와 광물을 연결했다. 이전 연구를 통해 토양의 천연 금속 성분이 탄소 포집을 촉진한다는 것을 관찰한 바 있으나, 그 결합 구조와 메커니즘을 밝힌 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탄소를 포집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토양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토양 기반의 솔루션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열대 기후와 같은 따뜻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토양의 광물 성분이 생체 분자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참고 자료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2024), DOI: https://doi.org/10.1073/pnas.2316569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