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달에 착륙한 일본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이 목표했던 ‘핀포인트 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일본 탐사선은 예정 착륙 지점의 약 100㎡ 내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였다.
25일 일본 NHK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기자회견에서 달 탐사선 ‘슬림’이 착륙 목표 지점으로부터 55m 위치에 착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기존 착륙선이 정해진 궤도를 따라 착륙하면서 오차 범위가 수㎞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좁은 목표 범위에 착륙한 것이다.
사카이 신이치로 JAXA 프로젝트 매니저는 슬림의 착륙에 대해 “100점 만점”이라며 “기대한 대로 실력을 발휘해 줬다”고 밝혔다. 슬림은 착륙선이 카메라를 통해 달 표면을 관찰하며 적당한 착륙지점을 골라서 내려앉는 방식을 사용한다. 물이 존재하는 지역의 암석 구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JAXA는 이날 달 착륙 직전 슬림에서 분리된 소형 로봇 ‘소라-Q’가 촬영한 슬림의 사진도 공개했다. 소라-Q는 장난감 제조업체 다카라 토미와 JAXA가 공동 개발한 로봇이다. 사진에는 슬림의 태양전지 패널이 계획했던 위쪽과는 달리 태양광이 닿지 않는 서쪽으로 향해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앞서 JAXA는 슬림이 달 표면으로 하강하는 과정에서 자세가 흐트러져 태양전지에 태양광이 닿지 않는 상태가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슬림은 착륙 약 2시간 반 만에 전력이 끊겨 달 표면 탐사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현재 슬림의 배터리 잔량은 10% 내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JAXA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태양전지에 태양광이 닿으면 발전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에서 해가 지는 2월 1일 전까지 태양광이 닿아 탐사선의 전력이 복구되면 자동으로 기동할 수도 있다.
일본은 이번 슬림의 발사로 미국, 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이후 달 표면 착륙과 목표 지점에서 오차 100m 이내 착륙에는 성공했으나 탐사선이 일몰까지 활동을 지속하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성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