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R&D센터에서 열린 LK-99 관련 고려대 연구진실성 위원회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권영완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권영완 고려대 교수가 11일 서울 성북 고려대 R&D센터에서 ‘고려대 연구진실성 위원회 조사결과 설명회’를 열고 “LK-99 개발은 김지훈 박사와 내가 주도한 성과”라며 “이번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 결과를 통해 이 과정을 자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공개된 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권 교수가 받던 연구윤리 위반 의혹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권 교수에 대한 연구윤리 위반 의혹은 지난 7월 LK-99 개발을 두고 연이어 발표된 논문에서 시작됐다. 한 편의 논문에서는 권 교수와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저자로 참여했고, 다른 논문에서는 권 교수를 제외한 퀀텀에너지연구소, 한양대, 미국 버지니아 윌리엄 앤메리대가 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김현탁 미국 버지니아 윌리엄 앤메리대 교수는 권 교수에 대해 연구 부정이 있다며 고려대에 조사를 요구했다.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지난 4개월 간의 조사 끝에 그에게 연구 부정행위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권 교수는 한때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입사했으나 현재는 회사를 떠나 씨씨에스(066790)(충북방송)에 이사로 참여하며 서로 LK-99를 상용화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LK-99 핵심 관계자들이 전혀 입을 열지 않으며 논란이 지속됐다. 이날 처음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권 교수는 “퀀텀에너지연구소는 나와 만난 2017년까지 초전도체 연구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LK-99의 모든 특성과 분석은 내 손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권 교수와의 일문일답.

-이번 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총 6개 항목에 대해 연구 부정 의혹을 제기했으나 고려대가 연구부정 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내 연구에 대한 의혹이 너무 많은 상황이었다. 4개월 간 이뤄진 조사에서 결론이 나왔고, 지금까지 나에게 씌워졌던 잘못된 프레임을 벗겨내고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사 결과에서 연구 기여도는 평가를 보류한다고 돼 있다. 앞으로 기여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것 아닌가.

“논문에서 연구에 어느 부분을 기여했는지 썼기 때문에 추가적인 논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허에 관해서는 아직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다. LK-99 특허에 대해 발명자로서 권리를 얻기 위해 특허청에 3인 합의를 요청해둔 상태다. 서로 합의가 되면 특허는 문제 없이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특허권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3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LK-99의 특허 등록 자체가 거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단독으로 출원한 상황이라 무권리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상업화에 큰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특허 출원인에 처음부터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특허를 출원했을 때는 나와 상의하지 않고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독단으로 해 출원인, 발명자 모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잠시 입사하면서 발명자에 이름을 넣었고, 출원인은 회사로 유지했다. 당시에는 내가 각자 대표를 맡아 연구개발(R&D)을 총괄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이석배 대표의 약속이 있었지만, 이를 번복해 회사를 나오면서 출원인에 대한 분쟁이 생겼다.”

-LK-99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걸 입증할 자료도 있나.

“LK-99 개발을 마친 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투고하는 과정에서 내가 편집부와 주고 받은 메일이 있다. 이번 위원회 조사 결과를 포함해 내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는 충분하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이미 정식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한 상황이다. 대응 계획이 있나.

“만약 논문이 발표된다면 해당 학술지 편집장에게 메일을 보내 현재 교신저자인 김현탁 교수가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을 이야기할 것이다. 김현탁 교수는 LK-99 연구 초기부터 참여하지도 않았고 단지 자신의 이론으로 실험 데이터를 해석했을 뿐이다. 교신저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논문 발표는 연구 초기부터 참여한 내 명예를 실추하는 행위다.”

-직접 작성했던 논문은 네이처, 사이언스에서 게재가 거부됐다.

“자세한 사유를 밝힐 수는 없으나 연구 내용이 틀렸거나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거부된 것은 아니다.”

-현재 LK-99의 상온 초전도성 검증에 나선 연구진 중 검증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밀접한 소통은 하지 않고 있으나 주변에서 들은 바로는 내가 논문으로 발표한 과정을 잘 따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만들어진 물질이 정확한 화학 구조와 성질을 갖는지는 의문이다.

공개된 영상 중 LK-99가 온전히 뜨지 못하고 기울어져 있는 모습에 대해서도 마이스너 효과가 다른 초전도체와 달리 매우 작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온 초전도체에는 전자를 공급하는 구조가 있어 큰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LK-99에는 전자를 공급하는 구조가 없어 상대적으로 마이스너 현상이 작은 것. 이런 부분만 보고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주장은 엉뚱한 방향으로 검증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본다.”

-최근 씨씨에스(충북방송)에 이사로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