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이오아니디스 미국 스탠퍼드대 메타연구혁신센터(METRICs) 교수와 학술 출판사 엘스비어 공동 연구진이 580만 명의 연구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간 과학계의 성별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21일(현지 시각) 오픈 액세스 저널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공개했다./pixabay

전 세계 580만 명의 과학자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상위 연구자’ 가운데 성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빠르게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존 이오아니디스 미국 스탠퍼드대 메타연구혁신센터(METRICs) 교수와 학술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 공동 연구진은 모든 과학 분야에 걸쳐 580만 명의 연구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간 과학계의 성별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21일(현지 시각) 오픈 액세스 저널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실렸다.

이오아니디스 교수 연구진은 통계학적 방법으로 전염병학을 연구해 2020년 불충분한 정보와 통계적 오류로 코로나19의 치사율이 높게 계산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지난 8월에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과학자들의 성별 격차를 살폈다.

연구진은 엘스비어 출판사가 만든 세계 최대의 초록 인용 데이터베이스 스코푸스(SCOPUS)의 연구자 데이터를 살폈다. 남성 연구자 380만명과 여성 연구자 200만명, 총 580만명의 연구자를 분석한 결과, 1992년 이전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3.93배 많았다. 2011년 이후에는 이 수치가 1.36배로 성별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인용 지표를 기준으로 상위 2%에 속하는 연구자들을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3.21배 많았다. 이는 1992년 전까지만 해도 6.41배였으나 1992~2001년에는 3.48배, 2002~2011년 2.74배, 2011년 이후에는 2.28배로 시간에 따라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미국과 같은 고소득 국가에서 감소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위 연구자 사이의 성별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변화 속도가 느리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경쟁 우위를 갖는 과학 분야는 여전히 적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74개의 분야의 젊은 과학자들의 성별을 살핀 결과 여성 연구자가 남성 연구자보다 많거나 상위 연구자 내 여성이 더 많은 분야는 32개(18%)뿐이었다.

연구진은 “젊은 연구자 중 무작위로 여성 100명과 남성 100명을 꼽아 심층 평가한 결과 대부분 연구를 이어가고 있더라도 정교수로 승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며 “성별 불균형은 물론 실력 있는 연구자들을 위해 승진 방식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이오아니디스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성별 불균형이 상당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과학 분야에서는 추가 개선의 여지가 상당히 크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PLOS Biology(2023), DOI: https://dx.doi.org/10.1371/journal.pbio.3002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