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최근 5년간 상위 10%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전체의 3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한 성과를 낸 논문의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픽사베이

지난 5년간 국내 연구진이 총 12만5397편의 논문을 상위 10% 수준의 주요 학술지에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분야 별로는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전극과 인공지능(AI)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학술조사기업 엘스비어는 25일 ‘한국의 연구 동향 및 성과보고서 2023′을 발표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중 29.4%가 상위 10% 학술지에 소개됐다고 밝혔다. 학술지 수준은 게재 논문의 인용 수준으로 평가하는 데, 상위 10%는 우수한 수준의 학술지로 분류된다.

국내 연구진은 세계 최대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퍼스(Scopus)에 등재된 학술지에 총 46만9921편의 논문을 발표해 전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은 연구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중국은 394만8894편으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했고 미국이 340만4469편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은 평균 11.4번 인용돼 전 세계 평균의 10% 이상을 기록했다. 논문 인용은 다른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에 참고했다는 의미로, 해당 논문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상위 1%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1만2995편으로 국내 전체 논문의 3%를 차지했다. 상위 10% 학술지에는 전체 논문의 39.4%인 12만4397편이 소개돼 질적으로 우수한 논문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 10% 학술지에 소개된 국내 논문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전극(Electrode)’ 관련이 2715편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딥러닝(Deep learning)’과 ‘전이학습(Transfer of Learning)’이 각각 2419편, 2075편으로 뒤를 이었다. 전극은 주로 이차전지의 성능을 개선하거나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위한 연구에 활용된다. 딥러닝과 전이학습은 AI 분야에 속한다.

특히 이차전지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산업계에서도 국내 기업이 활약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스케이온을 비롯한 국내 기업은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23.7%를 차지했다.

다만 일부 연구 성과는 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논문 당 인용수를 살펴보면 2018년 18.6회에서 지난해 3.4회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상위 10% 논문 비율이 9.7%에서 10.8%로 늘고 논문 수가 8만5403편에서 10만553편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논문의 질적 수준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강조되는 국제협력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기간 국제협력을 통해 발표된 논문은 28.6%에서 33%로 늘었다. 이 논문들은 한 편당 평균 18.6회 인용돼 전체 인용 수인 11.4회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용수 엘스비어 대표는 “국제협력을 통해 발표된 논문의 영향력이 높은 만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과 논의가 가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