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위에 초전도체가 반쯤 떠 있는 모습. 국내 연구진이 최근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찾았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 물리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현탁

국내 연구진이 ‘LK-99′의 샘플을 제작했지만 초전도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중간 결과를 내놨다. LK-99는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연구진이 만든 납 기반 물질로 이들은 LK-99가 1기압에서 127도까지 초전도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해외 유수 연구진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절연체라는 검증 결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검증에 나선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검증위)도 초전도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중간 검증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검증위는 18일 3차 브리핑 자료를 통해 “LK-99 제조공정에 따라 불순물이 포함된 시료와 불순물을 최소화한 샘플을 일부 제조해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측정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이달 11일 LK-99 제조에 필요한 황산납 확보에 성공해 2주 이내에 합성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K-99 샘플 재현에 새롭게 참여한 한양대 고압연구소 연구진은 황산납을 확보해 다른 연구진과 공유했다. 샘플 재현에는 한양대를 비롯해 연구진 7곳이 참여하고 있다.

검증위는 논문에 소개된 공정에 따라 LK-99를 제조했다고 밝혔다. 불순물이 포함된 시료와 불순물을 최소화한 시료 모두 제작에 성공했다. 다만 초전도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 검증위의 입장이다. 초전도성을 확인하기 위한 측정 항목은 전기저항, 자기특성, 상전이 특성, 외부자기장 반응성, 성분·구조 분석 등 총 5개 항목이다.

LK-99 샘플 제조에 성공한 해외 연구진도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분석 결과를 밝힌 바 있다. 중국 후아종 과기대가 LK-99와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 샘플을 만들었다. 후아종 과기대 연구진의 샘플은 LK-99와 마찬가지로 저항과 자화율의 급격한 변화를 나타냈으나 반도체의 특성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놨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이 LK-99 단결정을 만들었지만 초전도성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검증위는 “LK-99와 같은 조성과 구조를 가진 시료를 재현했다는 것만으로는 초전도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최근 수정한 논문에서도 이론만 추가했을 뿐 새로운 측정 결과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증위의 최종 검증 결과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