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산업 원료로 쓰이는 염소의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촉매 구조를 찾았다. 실제 촉매에 적용했을 때 높은 생산 효율을 보이는 만큼 상용화 가능성도 큰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
최창혁 포항공대(포스텍) 화학과 교수와 주상훈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염소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염소는 살균과 소독에 쓰이는 물질로 전 세계에서 매년 7500만톤(t)이 만들어진다. 생산 규모로 세계 10대 화합물 중 하나로 꼽힐 정도의 규모다. 염소는 소금물을 전기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금속 산화물 전극(DSA)을 촉매로 사용한다.
그러나 기존 금속 산화물 전극에는 이리듐, 루테늄 같은 귀금속이 사용돼 비싼 가격이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또 염소 이온 농도가 낮거나 산성도가 중성일 때는 산소가 동시에 만들어져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연구진은 금속 산화물 전극을 대체할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비용은 저렴하면서도 효율성은 높이기 위해 백금 단원자를 활용했다. 단원자 촉매는 금속 원자가 표면에 뿌려진 형태로 각 원자에서 반응이 일어나 같은 양의 귀금속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백금 단원자 촉매를 개발하기 위한 활성점 구조도 찾았다. 활성점은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부위로, 이전까지는 백금 단원자의 활성점 구조는 알지 못하던 상황이다. 백금은 단원자 상태로 존재할 때 같은 평면에서 4개의 원자가 모인 대칭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대칭 구조에서 촉매 활성이 낮아지고, 비대칭 구조로 만들었을 때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런 원리를 적용해 촉매를 만들고 기존 금속 산화물 전극과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500번 반응을 일으킨 후 염소 생산 효율이 22% 감소했으나 기존 촉매는 61% 이상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속 가능한 염소 생산을 위한 전극 소재 설계의 핵심 원리를 찾고 이를 활용해 상용화 가능한 전극을 개발했다”며 “에너지 및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전기화학 전극 소재 개발에 더 집중할 것”이라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3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38964-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