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2023 퀀텀 코리아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양자과학기술 석학들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겸 아이온큐 CTO,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바라 대학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 /연합뉴스

한국의 양자과학기술은 미국, 유럽연합(EU) 같은 선도국의 62.5% 수준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양자과학기술이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미 선도국보다 수십 년은 늦게 출발하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이 미국, EU만큼 양자과학기술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다행히 양자과학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의 대답은 ‘예스’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6일부터 나흘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고 있는 ‘퀀텀 코리아 2023′을 맞아 세계적인 양자과학기술 분야 석학들이 한국을 찾았다. 이 가운데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과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바라대 교수,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칼리지(ICL) 교수가 27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양자과학기술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석학들은 한국의 양자과학기술 투자가 늦은 것은 맞다면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얼마든지 선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티니스 교수는 “한국은 반도체 팹을 비롯한 반도체 공정 분야에서 대단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좋은 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양자과학기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베넷 연구위원도 “한국은 미국이나 중국, 일본보다 작은 나라지만 과학계의 위상은 국가의 물리적인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며 “하드웨어나 기초 분야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소프트웨어 같은 쪽에서는 한국에서도 양자과학기술과 관련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 관련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하기도 한 김정상 교수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 양자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반도체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차세대 양자컴퓨터 개발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넷 연구위원과 마르티니스 교수도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이 양자과학기술에 접목하면 큰 성과가 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김명식 교수는 한국의 양자과학기술 수준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얼마나 타당한 지 묻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 꿈을 꾸고 있는지 묻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가 내놓은 양자과학기술 발전 전략은 그런 측면에서 좋았다고 평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