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국내 최대 양자 기술 관련 국제행사 '퀀텀 코리아 2023'에서 내빈들이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양자과학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2035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최소 3조원을 투자한다. 양자 핵심 인력을 2500명 육성하고, 국내 기술로 1000큐비트(qubit) 수준의 양자 컴퓨터도 개발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내놓은 양자과학기술 발전 전략은 크게 세 축으로 이뤄졌다. 인력 양성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조성과 양자 컴퓨터와 센서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 개발, 양자 분야 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융합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384명 수준인 양자 분야 핵심인력을 2035년까지 2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양자과학기술 분야 학과 신설과 증설을 지원하고, 양자대학원을 포함해 전문 교육·연구 거점센터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국내 학생과 연구자를 해외 선도 연구기관에 파견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같은 주요 연구현장에 양자과학기술협력센터도 설치한다.

양자 컴퓨터는 2027년 50큐비트, 2031년 1000큐비트급으로 계속해서 선도국을 따라잡을 계획이다. 특히 이온포획, 광자, 반도체 스핀, 고체점결함 등 다양한 양자 컴퓨터 방식에 대한 도전적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해 다양한 혁신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양자통신은 2030년대 100㎞의 양자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도시 간 실증에 나서기로 했다. 양자센서도 기업과 함께 공동 개발에 나선다.

양자 소자공정, 시험과 검증, 양자 소재·부품·장비 기술 확보를 위한 양자 연구·산업 인프라도 구축한다. 2031년에 공공 양자 파운드리(위탁생산시설)를 만들고 2035년에는 민간 양자 파운드리를 구축해 기업과 연구기관이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언제든 조달할 수 있게 돕기로 했다.

양자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선다. 국내에 10개에 불과한 양자 분야 스타트업을 2035년에는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벤처 육성 프로그램과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방·안보 분야에도 양자과학기술을 도입하고, 선도국과의 교류·협력도 늘린다. ‘양자과학기술 및 산업 집중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양자과학기술 지원 체계도 확립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통해 선도국의 62.5% 수준인 양자과학기술 수준을 8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양자 관련 시장점유율도 1.8%에서 세계 4위 수준인 18%까지 높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양자과학기술개발에는 늦게 뛰어들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는 되지 않아서 아직까지 골든타임의 기회는 남아 있다”며 “2035년경 양자경제가 열리는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선도국의 위치에 서있으려면 산·학·연·관이 손을 맞잡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양자융합인재 양성, 임무지향형 연구개발, 양자산업기반 마련 등 핵심과제들을 꼼꼼히 챙겨 대한민국이 글로벌 양자경제 중심국가로 대도약하기 위해 기반을 튼튼히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자과학기술 전략 주요 핵심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