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 원장이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비대면 협약식을 진행 중이다. /원자력연 제공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한국형 중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의 해외 수출 발판이 마련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스마트’를 앨버타주 탄소 감축에 활용하기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비대면 협약식에는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과 앨버타주 정부의 브라이언 진 일자리·경제·북부개발 장관, 라잔 소니 무역·이민·다문화주의 장관이 참석했다. 두 장관은 지난 2월에도 원자력연을 방문해 주 원장과 직접 만났다.

이번 상호협력 협약은 앨버타주 오일샌드 채굴 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스마트를 통해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스마트 건설 타당성 확인, 나아가 인허가 획득에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할 계획이다. 오일샌드는 지하에서 생성된 원유가 지표면 근처까지 올라오던 중 수분이 빠지면서 돌, 모래와 함께 굳은 형태의 원유다.

스마트 원전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재펌프가 용기 하나에 전부 들어간 일체형 원자로다. 이미 표준설계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실증 배치가 가능한 소형모듈원자로(SMR)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 원전은 발전 용량이 기존 대형 원전의 10분의 1 규모다. 일반 원전 건설비(3조~4조원)보다 적은 1조원 정도면 지을 수 있고,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담수화 기능도 갖춰 대형 원전을 지을 자금이 부족하거나 전력 수요가 많지 않은 국가를 공략할 수 있는 수출 상품이다. 소도시나 산업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만드는 데 적합한 것도 장점이다.

앨버타주가 스마트 원전 도입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05년 대비 40%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탄소세를 도입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앨버타주는 오일샌드 산업과 화력 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발생 중이다. 이를 막기 위해 스마트 원전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주 원장은 “이번 상호협력 협약 체결을 계기로 스마트 해외 수출을 위해 앨버타주와의 협력 체계를 보다 공고히 하고 실제 건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