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교수(왼쪽)와 변진환 박사과정생. /GIST 제공

산업 현장이나 우리 몸에서 버려지는 열을 이용해 전력을 만드는 최첨단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홍석원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물질 결정성을 떨어뜨려 열전도도를 감소시킴과 동시에 전기전도도와 열전특성을 증가시킨 전도성 고분자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한 물질의 두 지점에 온도 차이를 주면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전자가 움직이며 전력이 발생하는 것을 ‘제백효과’라 한다. 제백효과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려면 열전소자라 불리는 최첨단 에너지 소자가 필요하다. 비스무트(Bi), 텔루륨(Te), 란타넘(La), 안티몬(Sb)과 같은 비싼 희귀원소가 열전소자로 쓰인다.

전도성 고분자 열전소자 개발을 위한 기존 방법은 결정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물질을 금속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열전성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다. 그러나 결정성을 높이면 오히려 열전도성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열전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홍 교수 연구팀은 기존 방식과 반대로 물질 결정성을 낮추는 쪽으로 열전소자 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열전도도가 기존 대비 60% 낮고 열전특성은 6배 높은 고효율 열전소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저렴한 전도성 고분자 열전소자의 성능을 대폭 향상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전기자동차, 로봇과 같은 첨단 기기뿐만 아니라 공장과 발전소를 비롯한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해 사회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홍 교수는 “기존 연구방향과 반대로 결정성을 낮춰서 전도성 고분자의 전도성을 높이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한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전도성 고분자 열전소자의 성능 향상과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티리얼스’에 지난 2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Chemistry of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21/acs.chemmater.2c03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