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략산업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제1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 정책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첨단전략기술조정위원회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LG화학(051910) 출신 전문가들도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차원이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산하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아래에 만들어진 첨단전략기술조정위원회는 최근 분야별 소위원회에 특허전문가와 분야별 협회 관계자를 추가로 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소위는 기존 7명에서 10명으로 늘었고, 디스플레이 소위와 이차전지 소위는 각각 5명에서 7명으로 확대됐다.

첨단전략기술조정위원회는 작년에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만들어진 차관급 조직이다. 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의 발전을 위해 장관급 위원장을 중심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조정위원회는 첨단산업략산업위원회 산하로 구체적으로 산업별로 어떤 기술을 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할지 등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3개 소위는 각 산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 소위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디스플레이 소위는 이정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 이차전지 소위는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각각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각 소위마다 5~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원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이나 대학 교수여서 산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가 이번에 소위 구성을 보강한 이유다.

반도체 소위에는 손동연 특허청 사무관과 홍상진 명지대 교수, 김효수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본부장이 합류했다. 특히 손동연 사무관은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을 지낸 특허전문가고, 김효수 본부장도 SK하이닉스 출신이다.

디스플레이 소위에는 윤난영 특허청 디스플레이 전문 특허심사관과 이상진 디스플레이협회 산업정책본부장이 합류했다. 윤난영 특허심사관은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선임연구원을 지낸 인물로 반도체 회로설계 전문가다. 이차전지 소위에 새로 합류한 조수익 특허청 이차전지 전문 특허심사관도 LG화학에서 자동차용 이차전지를 직접 개발한 경력이 있다.

조정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한 특허전문가는 “첨단전략기술의 초격차 확보와 신속한 기업투자를 촉진하는 게 가장 중요한 미션인데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에 합류한 전문가들이 이런 한계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