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세포를 건강하게 복원하는 나노입자 형태의 새로운 동결보존제가 나왔다.
GIST(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이은지 교수 연구팀은 세포를 냉동-해동할 때 발생하는 결빙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가 결합된 나노 크기의 금속유기골격체 입자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동결보존제보다 우수한 세포 복원력을 가진 보존제 합성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세포 동결 시 얼음 결정에 의한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존액을 사용한다. 이후 세포를 복원할 때 훼손되지 않고 얼마나 건강하게 복원할 수 있느냐가 보존제의 성능을 결정한다.
연구팀이 만든 보존제는 기존의 화학적 동결보존제인 다이메틸설폭사이드(DMSO)의 2200분의 1만을 사용했을 때도 비슷한 수준의 세포회수율(평균 70%)을 보였다. 세포 증식 효늘도 48시간 안에 4배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얼음-물 계면의 불안정성 원리와 얼음 표면의 화학결합 자리에 주목했다. 얼음 결정 격자와 같은 골격체 격자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가지는 지르코늄 금속유기골격체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나노입자 표면에 화학반응을 통해 결합시켜 세 종류(10/30/250nm)의 나노입자를 제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를 물에 첨가 후 냉동-해동 시 얼음의 재결정현상을 관찰한 결과, 나노입자 표면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는 얼음 표면과의 견고한 화학결합을 유도해 물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는 얼음-물 계면의 미세곡률을 증대시켜 어는 점을 낮추고 얼음의 성장을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했다.
이은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담보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경제적인 동결 나노보존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 “특히 기존 화학보존제의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높은 농도에서도 독성이 거의 없으며 극소량을 사용해도 기존 보존제에 상응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희귀 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 관련 생물의학 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전나영 석사과정생은 “얼음의 화학적 물리적 성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험을 설계했다”며 “공동연구팀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융합연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으며, 고부가가치를 가진 동결보존제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보다 심도 있는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에 지난 1월 23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참고자료
JACS Au, DOI : https://doi.org/10.1021/jacsau.2c00562
ACS Applied Nano Materials, DOI : https://doi.org/10.1021/acsanm.2c03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