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훈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안한 표면개시성장법. /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양자점 발광체의 발광효율을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임재훈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핵 껍질 구조’의 양자점 발광체를 합성할 때 껍질이 표면에서 성장하는 원리를 규명하고, 약 0.3㎚(나노미터·10억분의 1m) 두께의 껍질을 성장시켜 97.3%의 발광효율을 달성했다고 16일 밝혔다.

양자점은 머리카락 두께의 약 1만분의 1 수준의 나노결정으로 크기에 따라 발광 색상이 변하는 특징을 가진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다. 양자점은 핵과 껍질로 이뤄져 있는데, 핵 내부의 전자와 정공이 떨어졌다 붙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빛이 난다. 하지만 껍질이 없는 상태에서는 전자와 정공의 움직임으로 발생한 빛이 열로 소실되기 때문에 껍질의 역할이 중요하다.

핵 껍질 구조의 양자점 발광체는 이론상 약 0.3㎚의 껍질 한 겹만으로도 100%의 발광효율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껍질이 균일하지 않게 성장하기 때문에 여러 겹의 껍질을 만들어야 70~80%의 효율을 보인다.

연구팀은 입자들의 응집을 방지하고 용액 내 분산성을 부여하는 양자점의 리간드(Ligand)가 금속 이온과 유기화합물이 결합한 형태로 이뤄진 껍질의 전구체(양자점 핵과 껍질 반응 원재료)와 반응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 껍질 원자들이 표면에 흡착되고 비정질 분자층 상태를 거쳐 결정질 껍질로 변화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분자층을 껍질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고온의 열처리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껍질이 균일하게 핵 표면을 덮는 것을 저해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껍질 성장 과정을 정밀히 제어하는 표면개시성장법을 고안했다. 표면개시성장법은 약 0.3㎚ 두께의 초균일 껍질을 핵 표면에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발광효율이 97.3%에 달했다. 이 기술은 증강·가상현실과 웨어러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한민국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차세대 양자점 디스플레이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양자점 대량 양산, 소자 구조 설계, 패터닝 공정 전반에 걸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미래소재 디스커버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3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2-357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