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 LED는 소자의 가로·세로 길이가 100㎛ 이하로, 높은 해상도를 낼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제조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높은 해상도로 가상·증강현실(VR·AR)을 실감나게 구현할 수 있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홍영준 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한국·미국·프랑스 국제 공동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LED의 생산 비용과 시간을 줄일 새로운 공법을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9일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현재 상용화된 미니 LED보다 약 10분의 1 크기로, 가로·세로 길이가 100㎛ 이하인 소자를 말한다.

모바일 기기와 VR·AR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자에게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초고해상도·초실감형·초소형 디스플레이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디스플레이 소재로 마이크로 LED가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생산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해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이크로 LED는 웨이퍼 위에서 작은 크기의 소자를 만들어 디스플레이 기판에 옮겨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소자의 크기가 워낙 작아 정확한 위치로 디스플레이 기판에 붙이기 어려워 높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만들려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또 소자가 만들어지는 웨이퍼에서 떼어낼 때 화학 약품을 이용하거나 강력한 레이저를 사용해야 해 한번에 넓은 면적의 LED 소자를 분리하기 어렵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웨이퍼 표면을 나노 소재로 코팅한 후 단결정 반도체를 만드는 ‘원격·반데르발스 에피택시법’을 응용해 웨이퍼에서 적·녹·청색 발광 LED 소자를 한 번에 넓은 면적으로 떼어낼 수 있는 공정을 만들었다. 원격·반데르발스 에피택시법은 그래핀 같은 2차원(2D) 나노 소재를 코팅한 웨이퍼에서 결정을 수직 방향으로 성장하는 결정을 만드는 제조법이다. 코팅한 나노 소재를 겹겹이 쌓아 3D 구조의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웨이퍼에서 분리한 적·녹·청색 발광 LED를 팬케이크처럼 수직으로 쌓고 빛으로 표면을 깎아내 4㎛ 크기의 소자를 만들었다. 이 소자를 사용해 디스플레이를 만들었을 때 5100PPI(인치 당 픽셀)의 해상도 밀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최신 모바일 장치 디스플레이는 300PPI 수준이다. 또 LED를 떼어넨 웨이퍼를 재활용할 수 있어 생산 비용도 저렴하다.

홍영준 교수는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적층형 마이크로 LED의 수직화소는 기존 수평 측면 배열형에 비해 화소 밀도를 최소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며 “고해상도 초실감형 AR·XR·메타버스 디스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고 제작도 편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달 2일 소개됐다.

홍영준 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 /한국연구재단

참고자료

Nature, DOI : https://doi.org/10.1038/s41586-022-056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