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이 빛으로 상처를 치료하듯 광화학으로 피부에 난 상처를 접합하는 기술이 나왔다.
포항공대는 5일 “한세광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빛과 감광제를 이용해 상처를 꿰매지 않고 붙이는 생체접착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and Applications)’에 지난해 공개됐다.
영화 ‘아바타’에서는 상처가 난 나비족을 영혼의 나무로 데려가 빛으로 치료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빛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한 사례는 많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태양광선을 이용해 백반증을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1903년에는 빛으로 결핵성 피부병을 치료한 방법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피부병부터 암까지 빛을 이용한 치료법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피부에 나는 상처에는 주로 연고를 사용해왔다. 연고는 피부와 결합하는 정도가 낮아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최근 빛을 사용해 피부 조직을 결합하는 상처 봉합 기술이 부상했다. ‘광화학 조직 결합’이라 부르는 기술로 치유 효율이 높고 2차 염증이나 흉터가 적다.
연구진은 빛을 피부 결합에 사용하는 새로운 광화학 조직 결합법을 개발하기 위해 아연 황화물과 은, 코발트가 섞인 ‘잔광 발광 입자’를 만들었다. 새 입자는 자외선을 쪼아주면 에너지를 가뒀다가 천천히 녹색 빛을 냈다. 빛은 세기가 강하고 지속적이었다. 자외선을 짧은 시간동안 쪼여줘도 에너지가 빠르게 충전됐다.
연구진은 실제 쥐의 상처에 새로운 입자를 적용해 상처가 치료되는지 확인했다. 발광 입자가 서서히 내놓는 녹색광을 콜라겐과 상호작용하는 염료가 받아 콜라겐 자유 라디칼을 형성했다. 자유 라디칼은 높은 반응성을 가진 화합물이다. 생성된 콜라겐 자유 라디칼은 콜라겐 분자 사이의 결합을 촉진해 상처 안의 절개된 콜라겐 층이 붙게 했다.
한세광 교수는 “이 연구는 잔광 발광 입자를 생화학 피부 접합에 응용한 첫 사례”라며 “빛을 이용한 치료를 뇌와 같은 신체 조직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Light: Science and Appl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377-022-0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