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와 광대역 무선통신 같은 차세대 고전압 장치에서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커패시터가 개발됐다. 커패시터는 다량의 전하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전지부품으로, 축전기라고도 불린다.
한국연구재단은 김봉중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줄리아 그리어 캘리포니아공대 재료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의 연구성과를 소개하며 8일 이같이 밝혔다.
개발된 커패시터는 반복되는 압축변형에도 초저유전율(1.5 이하의 낮은 유전 상수)을 유지하면서, 절연파괴 강도(절연된 물질의 전기저항이 감소해 금속 수준의 전류가 흐르게 되는 순간 전압)가 계속 회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전자기기들은 고전압 배선을 사용하고, 변형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유전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저유전 물질을 이용한 커패시터 개발이 활발했다.
기존 저유전 물질은 유전율을 낮추기 위해 다공도를 높였다. 다공도는 고체 내부에 존재하는 구멍의 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유전율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다공도가 높으면 기계 강도와 전연파괴 강조가 약해져 열 안정성에 문제가 생겼다.
개발된 커패시터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3차원 식각과 원자층 증착으로 세라믹 나노튜브를 규칙적으로 배열하는 ‘3차원-나노라티스(3D-Naonolattice)’ 구조가 적용됐다. 앞서 연구팀은 초저유전 특성을 가지고, 절연파괴 강도는 지속되는 다공도 99%의 나노라티스 캐퍼시터를 개발했다. 기존 나노라티스를 저밀도와 고밀도 두 개의 층으로 혼합해 불균질 구조로 개선했다.
연구 결과, 개발된 나노라티스에 응력을 가하면 저밀도 층이 먼저 변하지만, 전체 50%가 변형될 때까지 고밀도 층은 보호됐다. 또 100번의 압축과 전체의 62.5%가 변형될 때까지 절연파괴 강도와 초저유전 특성은 안정적으로 회복됐다. 기존 나노라티스보다는 최대 3.3배 높은 절연파괴 강도를 기록했다.
김봉중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계적 복원력과 열·전기 안정성을 동시에 가지는 초저유전 물질을 개발한 데 의의가 있다”라며 “향후 유연한 전자기기 시스템이나 전기차, 우주·항공 분야 고전압 시스템에 이용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해 11월 15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Materials, DOI : https://doi.org/10.1002/adma.202208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