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미래 지향 선진 원자로 개발’ ‘안정적 원자력 발전을 위한 전주기 기술 개발’ ‘방사선과 양자빔 활용 기술 개발’ 등 2023년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원자력연은 미래 지향 선진 원자로 개발을 올해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이에 따라 한국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수출을 적극 추진한다. 올해 캐나다 앨버타주에 스마트 우너자로를 배치하고 실증을 거쳐 글로벌 소형 원자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iSMR)는 2028년 표준설계인가 취득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표준설계 및 혁신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첨단 계측, 무한 냉각 등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핵심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선진 원자로 설계해석에 쓸 대규모 고성능 컴퓨터를 구축하고 전산코드를 개발한다. 또 원자로 냉각수 내의 붕산을 없애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는 식으로 노심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인 ‘무붕산운전’ 기술도 구축한다.

원자력연은 또 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초고온가스로’ 개발 관련 연구도 강화한다. 초고온가스로는 고온가스로가 만드는 열의 온도를 850~950도까지 올린 4세대 원자로다.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할 때 필요한 열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 온실가스 없이 수소를 만드는 기술로 꼽힌다. 이를 위해 미국, 프랑스, 영국 등과 협력해 세계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안정적 원자력 발전을 위한 전주기 기술 개발에 힘쓴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성 강화부터 사용후핵연료 관리·처분까지 이르는 다양한 선진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한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동 원전 결함 진단 기술, 무인 방재 로봇, 사이버 위협 탐지 기술 등을 개발한다. 초소형원전 소재 및 부품 제조를 위한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고 사고저항성핵연료(ATF) 시작품을 제작해 연소시험도 착수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에 이어 원전 안전성을 끌어올리고 그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와 열수력종합실험장치(ATLAS)를 활용한 국제 공동 연구 3단계 프로젝트를 원자력연이 주관한다. 원자력 시설 대상 지능형 안티드론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포함해 다부처 공동사업도 진행한다.

또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기술 사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해 처분장 건설을 위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에 필요한 기술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고도화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개발도 이어간다.

방사선과 양자빔 활용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도 강화한다.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의 경우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사선 융합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일례로 미세먼지와 축산악취를 저감하는 환경 정화 기술에 대한 실증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남아공에 수출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수공통 감염병 대응 사업인 조디악 프로젝트에 참여해 방사선 의료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와 경주 양성자가속기 등 대형 연구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통한 성과 창출과 서비스 활성화를 추진한다. 하나로는 원자력연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인 희귀 소아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131I-MIBG’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경주 양성자가속기연구단은 올해부터 입자빔 기업지원센터 입주를 받고 빔 제공시간을 늘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기업이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원자력연은 방사성폐기물(방폐물) 드럼 500개를 처분장으로 이송한다는 목표에 따라 방폐물 보유량 감축을 위한 활동도 시작한다. 방폐물 전주기 이력 관리를 통해 발생량을 최소화하며, 방폐물 관리현황 등을 투명하게 운영해 지역사회가 공감하고 신뢰하는 방폐물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경주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기장 수출용신형연구로의 건설과 운영도 로드맵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