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위성시험품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성사진이 공격용은 물론, 정찰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기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전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위성시험품이 촬영한 서울과 인천의 흑백사진을 공개하며 “위성촬영·자료전송계통·지상관제체계 능력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위성에는 20m 분해능시험용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럼 촬영기 2대, 영상송신기가 설치됐다. 시험은 고도 500km까지 고각 발사시킨 후 우주 환경에서 자료 전송 장치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내 위성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위성사진이 절대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위성 촬영본의 해상도가 한국이 1999년에 쏴 올린 아리랑 1호 위성사진보다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구글이 제공하는 위성사진보다 못하고, 큐브 위성이 촬영해도 북한이 공개한 자료보다 낫다”면서 “(북한이 공개한) 위성은 기본적인 우주 성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이 공개한 자료는 분해능이 20m인데, 통상적으로 군사용으로 쓰려면 분해능이 1m 미만으로 돼야 한다”며 “정찰 목적으로만 사용한다고 해도 분해능이 1m는 돼야 한다. 미국이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위성은 분해능이 50cm다”라고 지적했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위성사진으로만 위성 기술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방 교수는 “현재 상용화된 위성 기술은 해상도가 1m 정도로, 이번에 공개된 흑백사진은 흔히 얘기하는 고해상도라고 볼 수 없다”며 “한국이 1999년에 발사한 아리랑 1호 위성의 분해능이 10m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위성 사진은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위성 기술 발전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개된 위성사진은 조악하지만, 북한 위성이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는지 확인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방효충 교수는 “군사 위성은 탐지에 대한 최종 능력을 상대편에게 공개할 필요는 없다”며 “위성 능력을 공개하면 한국이 대응할 수 있는데, 이는 군사 전략상 납득가지 않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해석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진 교수는 “북한 위성 기술 발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지만, 계속 지켜볼 필요는 있다”며 “위성이 발전 가능성이 있으려면 궤도에 안착해서 지속적으로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가 발표하는 위성 모니터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