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최고(最古)령 곤충 귀 화석이 발견되었다

과거 멸종한 동물들은 화석을 통해 ‘형상’은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들이 내던 ‘울음소리’까지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고막이나 성대막 등 소리를 내거나 듣는 기관이 다른 뼈에 비해 약해 상대적으로 화석으로 남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과학자들이 최근 약 1억6000만년 된 여칫과 곤충의 화석에서 ‘귀’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여칫과 곤충 귀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 소리를 이용한 가장 오래된 육지동물은 곤충

동물은 짝짓기, 경고음, 사회적 학습 과정에서 소리를 낸다. 곤충은 공기를 매질로 음향 신호를 주고받는 식으로 소통한 최초의 육지동물이다. 오랜 시간 진화를 거듭한 만큼, 곤충의 음향 기관은 매우 높은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일부 종은 소리의 진동을 감지하기 위해 더듬이를 쓴다. 또 포유류처럼 귀를 써서 소리를 듣는 종도 있다. 이번에 발견된 여칫과는 포유류처럼 ‘귀’를 가졌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중국에서 발굴된 화석 24점에서 이런 곤충 귀 화석을 발견해 해부학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약 2억 2000만년 전부터 2억년 전까지에 걸친 후기 트라이아스기 곤충 화석 총 3개 표본을 비교했다. 여칫과 곤충의 음향 기관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모양이 변하고 소리가 바뀌었는지 진화 과정을 확인했다.

여칫과의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약 1억6000만년 전 여칫과의 울음소리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1억6000만년 전 살던 여치의 울음소리 복원 들어보기]

[현대 여치의 울음소리 들어보기]

◇곤충이 포유류의 청각 기관 진화를 이끌었다

연구팀은 “고주파 소리를 내는 여칫과의 소리는 가청주파수가 지금보다 낮은 초기 포유류의 청각 기관을 발달시키는 데 연관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중생대 곤충의 고주파 소리가 초기 포유류의 복잡한 청각 시스템의 진화를 주도했을 거라는 ‘음향공진화’ 가설을 펴왔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현대 포유류가 다양한 주파수의 소리를 듣도록 진화한 배경에 곤충이 있었음을 뒷받침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잘 보존된 화석의 발견이 단순히 과거의 소리를 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중생대 곤충의 생태학적 중요성을 증명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참고자료

PNAS, DOI: https://doi.org/10.1073/pnas.22106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