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4월 21일 오후 여수산업단지공단에 위치한 청정수소 생산기술 현장인 LG화학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수소 분야에서 수준 높은 기술력을 확보해 향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수전해 기술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100%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수전해 기술이란 전기로 물을 분해하여 산소와 수소를 대량생산하는 기술이다.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수소기술 미래전략’을 발표하며 이와 같은 계획을 전했다.

수소기술 미래전략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청정수소 생산기술 국산화, 수소 저장·운송 기술 고도화, 수소 활용 기술 1위 공고화를 3대 추진전략으로 정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소시장을 선도하고 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청정수소 생산기술 국산화 전략에 있어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로 ‘주요 수전해 생산기술 국산화’를 꼽았다. 현재 국내에서 잘 발달돼있는 수전해 생산기술은 알칼라인 수전해와 PEM(고분자전해질) 수전해인데 이들 위주로 우선 국산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알칼라인과 PEM은 수전해 과정에 필요한 전해질 종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수전해 기술 국산화율은 PEM 수전해 기준 60% 수준이다. 이를 오는 2030년까지 100%로 끌어올리는 게 과기정통부 목표다.

이어 고체산화물(SOEC), 음이온교환막(AEM), 프로톤전도성세라믹(PCEC) 등을 전해질로 사용한 차세대 수전해 원천기술을 선제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자주 쓰이던 수전해 기술보다 더 높은 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 미래형 수소 생산기술 연구·개발(R&D)을 시도하는 민간 기업에 예산을 지원해 실패에 대한 부담을 나누겠다고 했다.

두 번째 과제는 ‘수소 공급을 위한 저장·운송 기술 고도화’로 정했다. 글로벌 수소시장 활성화로 대륙 간 수소 교역이 시작돼 해상 수소운반선 시장이 열릴 것을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소 장거리 운송 목적으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수소를 저장·운송하려면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체로 바꿔야 하는데,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액화시키기 쉽다. 또 암모니아는 액화수소보다 밀도가 1.7배 높다. 용량이 똑같은 탱크를 액화수소로 채울 때보다 액화암모니아로 채울 때 더 많은 수소가 들어간다는 뜻이다.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은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이런 효율성 때문에 암모니아는 ‘차세대 수소 운송체’로 주목받고 있다.

전국에 수소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기체·액체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설치해 육상 운송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아울러 저장·운송기술의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화학적‧물리적 수소 저장 방식을 고도화하는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세 번째 과제는 ‘수소 활용 기술 1위 공고화’로 정했다. 현재 국산 수소트럭은 초기 성능이 유지되는 주행거리 상한선이 16만㎞ 수준인데 이를 2030년까지 80만㎞로 늘릴 계획이다. 또 자동차 이외에 열차, 선박, 항공기 등 대형 운송수단도 수소를 연료로 하는 시대에 대비해 수소연료전지를 대형화하고 내구성을 늘려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