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이 개발한 MMO 효소의 활성 부위를 모방한 촉매를 이용해 메탄 분자를 메탄올 등 부가가치가 높은 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묘사한 그림./이상엽 연세대 교수

국내 연구진이 자연계에 사는 일부 미생물이 메탄을 메탄올로 바꾸는 원리를 활용해 셰일가스와 온실가스 주요 성분인 메탄을 효율적으로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상엽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메탄을 메탄올로 직 자연 효소의 활성화 부위를 모방한 금속유기물구조체(MOF) 원리를 이용해 단원자 활성 촉매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금속유기물구조체란 미세한 구멍이 많은 고체로 이들 구멍(기공)에 기체를 가두거나 특정 기체만 잡아가둘 수 있어 기체 저장장치, 센서, 촉매 재료로 주목받는 차세대 소재다. 금속과 유기물 조합이 바뀌면 단위구조의 모양이 바뀌거나 화학적 성질이 달라져 새로운 종류의 금속유기물구조체가 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주성분이지만 또한 천연가스의 주성분이어서 미래의 연료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메탄을 에너지 자원인 메탄올로 바꾸는 촉매작용을 일으키려면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다. 화학 반응을 일으키려면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한계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효율적으로 메탄을 메탄올로 바꾸는 효소인 미립자 메탄 모노옥시게나제(pMMO)의 생물 구조에 착안해 이를 모방한 촉매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효소의 활성화 부위를 금속유기구조체를 활용해 메탄 전환 효소 모방 촉매를 개발했다.

유황온천에서 사는 극한 미생물(극한환경에 적응해 생육하는 미생물)은 메탄(온실가스), 에탄, 프로판을 동시에 분해하는데 이 미생물에는 pMMO와 유사한 동종효소가 있다. pMMO 효소의 활성화 부위는 히스티딘 아미노산에 구리 이온이 배위된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이 부위에서 메탄올로의 전환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연구팀은 이 활성화 부위를 모방해 이미다졸 작용기와 금속 이온으로 구성된 제올라이트 형태의 금속유기물구조체를 형성한다. 이 구조체에 구리 이온을 담아 메탄 전환 효소를 모방한 촉매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X선 분석을 통해 효소의 활성화 부위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단일 구리 원자 활성화 부위가 형성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부위에서 발현되는 메탄의 전환 반응에 대한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이 촉매는 이전까지 개발된 금속유기구조체 기반의 메탄 전환 촉매와 비교해 메탄을 더 효율적으로 전환하고 더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부생가스 활용과 탄소자원화 전략과 연계하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셰일 가스(흙이 수평으로 퇴적하여 굳어진 암석층에 함유된 천연가스)의 상업화 가능 기술 개발과 기술이전을 연계해 화학 산업뿐 아니라 국내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셰일 가스 매장량은 약 187조4000억 입방미터(㎥)로, 전 세계가 59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C1 가스리파이너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8월 3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DOI 10.1016/j.cej.2022.138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