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지구 방위 실험 ‘다트(DART)’가 지난 27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제임스 웹과 허블 우주망원경을 비롯해 한국천문연구원이 설치한 망원경 등이 우주선과 충돌한 소행성 궤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측 중이다.
나사는 이번 실험을 위해 3억3000만 달러(약 4700억원)를 들여 만든 우주선을 발사했다. 다트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일 뿐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 중국 등이 소행성 충돌 실험과 탐사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중국이 미국에 이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 소행성 충돌 임무를 계획 중이다. 지난 7월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2026년쯤 소행성 충돌 실험을 위해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우주선은 소행성 ‘2020PN1′과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발견된 소행성으로 지름은 40m로 추정된다.
나사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이 소행성과 지구 사이 거리는 이번에 1965만㎞로 다트 우주선이 충돌한 디모르포스보다 865만㎞ 더 멀리 있다. 다트 실험에 쓰인 우주선이 지난해 11월 발사 이후 308일 만에 디모르포스와 충돌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이 발사한 우주선은 2027년쯤 소행성 2020PN1과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소행성 충돌 실험을 계획함과 동시에 소행성이 지구에 접근할 경우 조기에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과, 소행성 충돌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유럽은 다트 실험의 후속 연구에 나선다. 유럽우주국(ESA)는 2024년 10월 우주선 ‘헤라’를 이번 소행성 충돌 실험 목표였던 디모르포스를 향해 발사할 예정이다.
헤라는 2026년 11월 디모르포스에 도착, 디모르포스가 다트 우주선과 충돌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수행한다. 또 헤라는 또 디모르포스의 모(母)행성인 ‘디디모스’에 대한 탐사도 진행한다.
유럽우주기구는 유럽 국가들이 힘을 합쳐 우주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1975년 설립했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독일, 벨기에,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등 13개 국가가 가입돼있다.
미국도 새로운 소행성 탐사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3년 우주선 ‘프시케(Psyche)’를 쏘아올려 소행성 ‘16프시케’를 탐사할 예정이다. 당초 나사는 프시케를 올해에 발사하려 했으나 기술적 문제가 생겨 일정을 다음해로 미뤘다.
16프시케는 지름이 226㎞에 달하는 거대 소행성이다. 행성 대부분이 철, 니켈, 금과 같은 금속성분으로 돼있는 ‘M형 소행성’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16프시케의 경제적 가치가 ‘1000경(京)’달러 수준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다만 16프시케 탐사 임무의 목적이 행성을 채굴해 돈을 벌려는 것은 아니다. 프시케 프로젝트 매니저인 헨리 스톤은 “16프시케 탐사의 주요 목적은 어떤 물질들이 행성을 구성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16프시케의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까치 채취해 탐사할 것이며, 행성의 기원과 연령대 등을 확인하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진행형인 소행성 탐사 임무도 있다. 일본 우주선 ‘하야부사2′는 지난 2019년 발사된 후,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 ‘류구(龍宮)’의 표면 샘플을 채취했다. 하야부사2는 2030년 이후까지 약 100억㎞를 더 비행해 다른 소행성에 착륙한다.
나사가 지난 2016년 발사한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샘플과 함께 지구로 복귀하고 있다. 2023년 9월 미국 유타주에 낙하산으로 착륙할 예정이다.